착공 기약없는 서부선·위례신사선…뿔난 주민들 거리로

서울 신규 경전철 사업, 지지부진
민간사업자는 손해보고 공사 못해
기재부·서울시 서로 "예산 더 내놔"
공사비 껑충 뛰며 사업추진 꼬여
  • 등록 2024-03-06 오전 5:00:00

    수정 2024-03-06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올해 착공을 기대하던 서부선, 위례신사선 등 서울 시내 신규 경전철 사업이 ‘8부 능선’을 앞두고 멈추는 모양새다. 교통 호재를 눈여겨보고 인근 지역 아파트를 매수했던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중이다. 계속된 ‘희망고문’ 속에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광역교통과 달리 서울 도시철도 사업은 정부나 서울시 모두 비핵심 사업으로 봐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위례신도시 주민 150여명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위례신사선 신속 착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위례공통현안비상대책위원회)
5일 건설·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에서는 서부선과 위례신사선이 모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들 노선이 민투심에 상정된 것은 지난해 9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대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이 민투심 문턱을 넘어 올 상반기 착공까지 계획돼 있다. 민투심은 실시협약 이전 단계로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앞선 사례처럼 이번 정부 핵심 사업인 GTX는 개통을 앞둔 A노선을 비롯해 B·C노선 모두 본궤도에 오른 상태다. 반면 서울시 도시철도 사업은 찬밥취급을 면치 못하는 신세다.

먼저 은평과 관악을 잇는 서부선은 2015년 서울시 도시철도 기본계획에 담긴 후, 2021년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위례신사선 역시 비슷한 시기인 2020년 우선협상자로 ‘GS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큰 탈 없을 것 같던 사업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자재비·인건비 등 공사비가 급등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우선협상 당시 서부선의 총 사업비는 1조 5141억원으로 국비 1817억원, 시비 5753억원, 민자 7571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1조 1597억원 규모의 위례신사선은 국비 1079억원, 시비 1619억원, LH·SH 분담금 3100억원, 민자 5799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문제는 현재 이 금액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2020년 대비 현재 공사비는 30%가량 오른 상태다.

이 때문에 민투심에서는 지난해 9월 실시협약 체결 이후 물가변동 초과분에 대한 총사업비 조정기준을 새롭게 정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실시협약안을 보완할 수 있는 총사업비 조정기준·적용방안을 마련해 재상정을 요구한 상태다.

하지만 민투심 상정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공사를 할 수 없고, 기재부와 서울시는 서로가 “예산을 더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위례신도시 주민 150명은 지난달 서울시청과 GS건설 본사 앞에 몰려가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2013년 첫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는 입주 당시 한 가구당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의 광역교통부담금을 납부했지만 10년 넘게 지지부진한 철도사업을 참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는 “총사업비 조정기준과 적용방안을 PIMAC(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등 관계기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를 통해 마련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민투심에 재상정하고 실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는 입장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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