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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성 구별에서 자유롭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성이 한국 대중문화의 주류로 떠올랐다. 남성 이상의 능력을 가진 ‘알파 걸’ 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우월한 ‘골드 미스’ 보다 독립적이고 자아성취가 강한 게 특징이다.
2013년 대중문화에서 ‘아이언걸(Iron Girl)’을 내세운 콘텐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요즘 대중문화 속의 여성들의 모습이 남성에게 사랑을 갈구하거나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남성이든 여성이든 타인의 시선에 구속받지 않고, 자기만의 인생을 사랑가는 ‘젠더(gender·사회적 성)’로 바뀌고 있다. 사상 첫 여성 대통령 시대와도 무관치 않다.
이효리의 ‘배드걸’, 투애니원 리더 CL의 솔로곡 ‘나쁜 기집애’, 걸그룹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 등이 그 사례를 보여주는 콘텐츠로 꼽힌다. ‘배드걸’은 가사에 ‘욕심이 남보다 좀 많은 여자, 지는 게 죽는 것보다 싫은 여자, 독설을 날려도 빛이 나는 여자, 알면서 모른 척하지 않는 여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쁜 기집애’에서 요즘 여성은 ‘그래 나는 쎄 아주 사납게, 너 정도론 날 절대 감당 못해’라고 소리친다. ‘이름이 뭐예요?’에서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데이트를 신청하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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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 여성의 변화는 정치·사회적인 성장에서 찾을 수 있다.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의 탄생으로 ‘남성을 넘어서는 여성’을 가리키는 ‘알파걸’의 의미도 변화하고 있다. 비교 대상인 남성을 놓고 동등하거나 앞서가는 것을 표현하는 ‘알파걸’ 대신 그 자체만으로 젠더의 존재 가치를 찾는 데 주목하고 있다. 어찌보면 사회적 성의 구별을 마다하는 ‘노 젠더(no gender)’를 외치는 셈이다. 머리 위에 드리웠던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깨는 여성들도 주목받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이효리는 “자고 나면 사라지는 그깟 봄 신기루에 매달려 더 이상 울고 싶진 않아”(노래 ‘미스코리아’ 중)라고 노래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정치사회의 발전적 변화가 대중문화가 바라보는 여성의 위상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당당한 여성, 자기주도적인 여성을 내세운 콘텐츠들이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철처럼 단단하지만 그 속내는 따뜻한 이른바 ‘아이언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이언걸(Iron Girl)’은 어떤 여성일까?
①‘철의 여인(Iron lady)’의 또 다른 표기. 영국 마가렛 대처 등 ‘강한 의지를 가진 여성 국가 원수’를 칭하는 용어.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외에 이스라엘 골다 메이어, 독일 앙겔라 메르켈, 미얀마 아웅산 수치 등도 종종 이같은 수식어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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