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개학 후 곧바로 총선…준비도 관심도 없는 만18세 첫 투표

4월6일 개학 시 주말 제외 일주일 뒤 총선
개학 연기로 선관위 방문 선거교육 등 차질
고3 "신학기 적응·입시 준비 촉박해 선거 관심無"
전문가 "투표율 저조하고 부모 따라 표 던질 것"
  • 등록 2020-03-30 오전 12:02:00

    수정 2020-03-30 오전 12:02:00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국 학교가 일러도 4·15 총선을 열흘 쯤 앞두고 개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상 첫 선거권을 갖게 된 고3 유권자가 제대로 된 선거교육 없이 투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졌다.

개학이 더 늦어지거나 온라인으로 개학할 경우 대면교육도 없이 곧바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특히 고3 입장에서는 늦어진 개학으로 입시 준비가 촉박해지면서 온라인 교육 참여는커녕 투표 참여율까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 인근에 18세 이상 선거권 확대를 위해 걸린 홍보 현수막 앞으로 학생들이 지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개학연기에 제대로 된 교육 없이 투표장行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당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 개학에 맞춰 고3 유권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선거교육`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말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만 18세 53만여명 중 고3 학생도 약 1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차질이 생겼다. 일러야 총선을 불과 열흘 앞둔 4월6일 개학해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개학 추가 연기여부도 불확실하다 보니 교육을 신청한 학교가 거의 없었기 때문. 이에 선관위는 선거절차에 대한 이해 등 선거 관련 기본 정보가 담긴 선거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물이나 선거 관련 주요 문답(Q&A) 등 교사용·학생용 선거교육 자료를 제작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선관위가 제작한 교육자료를 이미 학교 현장에 배포했으며 개학 후 선거교육에 이를 활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총선 대비 선거교육 교재도 자체 제작해 이번 주 중으로 배포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정대로 4월 6일에 개학할 경우 총선 전까지 각 학교가 이러한 자료 등을 활용해 선거교육을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면 수업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총선까지 수업일은 주말을 제외하면 단 7일에 불과해 한 차례 수업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개학이 추가 연기되거나 온라인으로 개학할 경우 선거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해 사실상 제대로 된 교육은 물 건너간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의 한 고3 부장 교사는 “온라인 교육이라고 해봐야 동영상이나 학습자료를 공유하는 정도일텐데 고3들이 이를 볼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평소 사회 교과를 통해 참정권에 대해 배우긴 했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변화나 실제 선거 참여 과정에 대한 이해는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기 적응·입시 준비 바쁜데”…투표참여 저조 예상

무엇보다 총선 바로 전 주가 개학 첫 주인만큼 학생들은 신학기 환경에 적응하기 바쁠뿐더러 고3은 개학 연기로 인해 대입 준비가 복잡해지면서 총선에 신경을 쏟을 시간조차 없다. 당장 올해 첫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총선 이틀 뒤인 4월17일로 예정돼 있다. 고3 유권자인 이모(18·여)학생은 “개학이 어찌 될지, 수능이 어찌 될지도 모르는데 총선이 무슨 소용이냐”며 “당장 불안이 해소되기 전까지 관심을 못 가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첫 만 18세 투표인 만큼 기대가 컸지만 선거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다른 고3 유권자 임모(18) 학생은 “원래부터 관심이 있던 친구들은 총선에 신중하게 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다”며 “선거교육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만18세 선거의 의미를 더욱 살릴 수 있었을텐데 개학 연기로 잘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입시업체 진학사가 지난 1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월 총선에 앞서 선거법 교육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고3 학생 89.50%는 `필요하다(452명)`고 답하기도 했다

선거교육 부실과 입시 준비로 인해 투표율 저조뿐 아니라 부모님을 따라 투표하는 등 `영혼 없는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빠진 입시 준비로 휴일을 활용해 학원에 가는 등 실제 투표율은 떨어질 것”이라며 “정치에 관심있는 소수를 제외하면 부모를 따라 투표하거나 이름이 재밌는 정당을 고르는 식으로 투표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교육당국은 추가 휴업이나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더라도 기존 배포된 선거교육 자료를 온라인으로 제공해 학습토록 하고 총선 전까지 지속적으로 투표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면교육이 불가능하더라도 선거 교육자료를 온라인과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안내해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선거교육 강화를 위해 온라인 토론 방식 교육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 안내에 따라 학교는 총선 전 4회에 걸쳐 선거 참여를 안내하는 문자를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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