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형 제시카법...아동 성범죄 뿌리뽑는 계기 돼야

  • 등록 2023-10-27 오전 5:00:00

    수정 2023-10-27 오전 5:00:00

법무부가 재범 위험이 높은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출소 후 국가 지정 시설에만 거주토록 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어제 입법예고했다. 13세 미만 아동 대상 또는 3회 이상의 상습적 성범죄를 저지른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중 10년 이상 중형을 받은 전과자들이 대상이다. 법무부는 기소단계에서 검사 재량이던 고위험 성폭력자에 대한 약물치료도 전문의 진단 결과에 따라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법률(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키로 했다.

다른 범죄와 달리 성폭력 범죄는 재범 비율이 높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5년간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26.8%, 13~18세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34.1%가 재범이었다. 성범죄자의 62.4%는 3년 안에 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관리는 유명무실하다. 거주지 등 신상정보 등록 의무를 위반해 형사 입건된 성범죄자가 지난해 5458명이었고 이 중 168명은 소재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

조두순 김근식 같은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지난해 말 기준 325명 출소했으며 여기에 2025년까지 187명이 추가 출소할 예정이다. 거주지 인근 주민의 불안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이번 법 제정은 환영할 만하다. 약물치료를 받은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일반 성범죄자의 8분의 1 수준이란 점에서 약물치료를 강화하는 방안 역시 적절해 보인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헌법상 기본권인 거주 이전의 자유, 이중 처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정부가 지정할 시설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해당 지역의 치안불안, 지역사회의 공동화 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익적 관점에서 보면 법익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내달 정부 법안이 제출되면 여야는 위헌 소지가 없도록 법적 토대를 분명히 마련해야 한다. 이참에 성범죄자의 양형을 크게 높이고 심리치료를 강화하는 한편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일대일 보호관찰전담제도를 실효성있게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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