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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다. 14일 목동 넥센-롯데전 연장 12회초 롯데 공격 상황으로 되돌아가보자. 당시 롯데는 2사 2루에서 김주찬이 얕은 좌전안타를 쳤다. 하지만 2루주자 황성용이 홈으로 쇄도하다 그만 홈에서 태그아웃당했다. 좌익수 클락의 송구가 일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완전한 아웃타이밍에서 황성용이 홈에 들어오다가 포수 허준을 그만 손으로 밀친 것. 그 와중에 포수 허준이 불같이 화를 냈고 두 선수 간에 가벼운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심지어 로이스터 감독까지 덕아웃에서 뛰어나와 언성을 높였다.
여운은 다음 날까지 갔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황성용의 플레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 중에는 상대 선수를 서로 보호해줘야 한다. 그런데 상대 팀이 그렇게 나온다면 당한 쪽도 되갚으려 한다. 2루로 슬라이딩을 할 때 발을 높이 올리는 등 보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정상적인 경기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로이스터 감독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그것은 포수를 다치게 하려는 플레이가 아니다. 포수가 가진 공을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뿐이었다. 황성용이 한 행동은 완벽한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가벼운 설전은 넥센 포수 허준의 한 마디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허준은 당시 상황에 대해 "황성용은 당연히 그런 플레이를 해야 한다. 나도 충분히 예상했고 황성용이 세게 들어오지도 않았다"라며 "하지만 내가 상대선수와 부딪혔는데 화를 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화를 내는 것도 내 마음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쨌든 김시진 감독과 로이스터 감독의 서로 다른 생각은 아직도 한국야구와 미국야구에 대한 시선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 해프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