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超저유가 파고 슬기롭게 넘으려면

  • 등록 2015-12-09 오전 3:00:00

    수정 2015-12-09 오전 8:32:37

사진=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로 배럴당 30달러대의 초(超)저유가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원유시장의 40%를 점유한 OPEC 회원국들이 셰일석유 혁명의 주역인 미국이나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과의 경쟁을 포기할 뜻이 없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에 연간 1000억 달러를 쏟아 붓는 우리로서는 투자와 소비를 늘리고 물가도 안정시키는 저유가가 한때는 축복이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은 호재, 하락은 악재’라는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원유 등의 원자재 시세 하락으로 신흥국 경기가 둔화하면 세계 경제도 덩달아 추락하기 마련이다. 저유가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대공황의 먹구름이 지구촌을 뒤덮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가 몰고 올 또 다른 형태의 ‘석유 위기’에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저유가가 치명적인 타격일 수도 있다.

조짐은 이미 엿보인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해외건설 수주는 406억 달러로 작년 동기의 570억 달러보다 30%나 줄었고, 조(兆) 단위 적자를 내는 조선도 해운·시추업계의 잇단 발주 취소로 경영난이 극심하다. 지역별 수출은 중동이 12.2% 줄었고,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CIS)은 50.9%나 급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약 60%를 차지한 이들 신흥시장의 부진이 최근 수출 감소세의 최대 걸림돌인 셈이다.

눈앞의 초저유가 파고를 슬기롭게 넘으려면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한강의 기적’으로 이미 입증했지만 우리에겐 도전을 극복하는 DNA가 있다. 다만 지금처럼 기업을 옥죄는 분위기에서는 도전을 헤쳐 나갈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몇 년째 국회에서 잠자는 경제 활성화 법안이나 지지부진한 4대 개혁이 좋은 사례다. 이제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이럴 때 중국과의 무역자유협정(FTA)이 비준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앞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같은 메가 FTA에도 적극 참여해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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