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유가 상승은 호재, 하락은 악재’라는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원유 등의 원자재 시세 하락으로 신흥국 경기가 둔화하면 세계 경제도 덩달아 추락하기 마련이다. 저유가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대공황의 먹구름이 지구촌을 뒤덮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가 몰고 올 또 다른 형태의 ‘석유 위기’에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저유가가 치명적인 타격일 수도 있다.
눈앞의 초저유가 파고를 슬기롭게 넘으려면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한강의 기적’으로 이미 입증했지만 우리에겐 도전을 극복하는 DNA가 있다. 다만 지금처럼 기업을 옥죄는 분위기에서는 도전을 헤쳐 나갈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기 힘들다는 게 문제다. 몇 년째 국회에서 잠자는 경제 활성화 법안이나 지지부진한 4대 개혁이 좋은 사례다. 이제라도 위기의식을 갖고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이럴 때 중국과의 무역자유협정(FTA)이 비준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나 앞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같은 메가 FTA에도 적극 참여해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