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우영우에겐 '너무 먼 등굣길'

전체 특수학교 학급 중 11%가 학생 많은 ‘과밀학급’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곳 특수학교 ‘0’…“확충 필요”
학부모 "아침마다 버스 2차례 환승하면서 등교" 토로
  • 등록 2022-08-09 오전 6:00:00

    수정 2022-08-09 오전 7:17:42

지난 4월 7일 오후 대구 청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영화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 1반 이재웅 담임선생님이 투명 마스크인 ‘립뷰(입술이 보이는 투명창)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김형환 기자] “아이들이 가까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특수학교가 구(區)마다 설치됐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서울 종로구의 특수학교인 경운학교를 찾은 자리에서 학부모 이모 씨가 토로한 불만이다. 이 씨는 마포구에 자녀를 보낼 만한 특수학교가 없어 종로구까지 자녀를 등교시킨다며 특수학교 신설을 요구했다.

서울 마포구에는 특수학교인 한국우진학교가 있지만, 지제장애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청각장애 등 다른 유형의 장애가 있는 학생들은 재학하기 어려운 것. 그나마 마포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금천구·동대문구·성동구·양천구·영등포구·용산구·중랑구·중구 등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전무하다.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지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약한다. 하지만 현실 속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이 녹록지 않다고 호소한다. 특히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 거주자는 원거리 통학을 감수해야 한다. 장애학생 학부모 양모 씨는 “매일 아침 아이와 마을버스를 2차례나 갈아타면서 힘겹게 등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특수교육대상자는 전국적으로 10만3695명으로 이 가운데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은 2만7979명(27%)에 그친다. 절반이 넘는 55.9%(5만7948명)는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나머지 16.9%(1만7514명)는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재학 중이다.

현행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사회 통합’을 지향하고 있다. 장애학생이라고 특수학교에서 분리 교육을 받기보다는 일반학교에서 비장애인과의 통합교육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학부모 중에서도 비장애 학생과의 통합 교육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애학생에 대한 인권침해·차별을 우려, 특수학교 진학을 원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전국의 특수학교 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 192개 특수학교의 총 학급 수는 5114학급이며 이 가운데 11%(555학급)가 과밀학급으로 분류된다. 박재국 부산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학생들을 위해 근거리 통학이 가능한 특수학교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교육대상자 학교 배치 현황(자료: 교육부, 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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