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외채 갚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야`

미국 순 채무, 2005년 말 2조5000억달러
최근 금리상승으로 이자부담 급격히 늘어
  • 등록 2006-09-26 오전 7:49:57

    수정 2006-09-26 오전 7:49:57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미국인들과 미 정부는 지난 몇 년간 매우 낮은 이자로 외국에서 돈을 빌려 평면TV를 사고 집을 짓고 외식을 하고 전쟁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바뀌고 있다. 현재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더 열심히 일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한다`

미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지위를 바꾸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싼 값에 돈을 빌려 소비해 왔던 미국은 금리인상에 따른 채무 부담 증가로 소비 패턴을 바꿔야 할 위기에 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로 `미국이 쉽게 돈을 끌어다 쓰는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더 무거워진 외채 부담이 향후 소비에 큰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저금리 수혜로 외채부담 거뜬

미국은 2001년말에 시작된 경기 확장기에 누적 2조9000억달러의 경상 적자를 떠안게 됐다. 2005년말 현재 미국의 외채는 13조6000억달러로 가구 당 11만9000달러. 미국이 외국에서 받을 돈 11조1000억달러를 제외하면 순채무는 2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이렇듯 높은 외채를 계속 떠안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간 낮은 금리로 인해 외채 보유 부담이 적었기 때문. 낮은 금리로 외국에서 돈을 조달한 후, 그 돈을 해외시장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냈다.

예를 들어 해외 투자자들은 2001년이후 주로 미 국채 등에 약 2500억달러를 투자했다. 국채의 수익률은 대략 5% 수준. 반대로 미국인들은 같은 기간 해외 투자를 통해 평균 8%의 수익을 내고 있으며, 이머징 주식시장에서는 평균 22.3%의 고소득을 얻어갔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가르켜 "미국은 예외적으로 운이 좋았다"며 "조달금리가 싼 곳에서 자금을 융통해 높은 레버리지의 투자 수익을 올리는 모습이 마치 세계 최대의 헷지펀드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리인상에 외채 부담 커져

그러나 미 연준이 2004년 6월 1%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5.25%까지 끌어올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같은 경향이 지속된다면 미국이 높은 채무 부담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이 해외 채권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외채 이자(=외국인 투자 소득)이 90년래 최대치로 급증, 해외 투자 소득보다 25억달러 많았다. 이에 따라 가구 당 순투자 소득이 -22달러로, 작년 2분기 31달러에서 급반전했다.

IIE의 캐서린 만 연구원은 "미국은 그간 마치 마스터카드를 마구 쓰고 카드 결재는 안 하는 사람같았다"며 "미국의 외채 이자 부담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미국은 더 이상 이같은 상황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닐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경향이 미 국가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달러화 하락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 상황은 필수적으로 달러화에 악재"라며 "경제학자들이 그간 경고해 온 것들이 본격적으로 현실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비니 글로벌 이코노믹스의 노리엘 로비니 회장은 "높은 외채 부담으로 인해 더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생활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며 "채무와 소비를 줄이는 작업이 지연되면 될수록 미래 소비에 미치는 타격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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