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찾은 맨유, 침묵한 산소탱크

  • 등록 2010-09-30 오전 11:25:20

    수정 2010-09-30 오전 11:27:16

▲ 발렌시아와의 경기서 공중볼을 다투는 박지성(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레드데블스는 미소를 되찾았지만 산소탱크는 웃지 못했다.

'붉은악마 군단'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감독 알렉스 퍼거슨)가 스페인의 강호 발렌시아(감독 우나이 에메리)를 꺾고 2010-11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서 첫 승을 거뒀다.

맨유는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서 후반40분에 터진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골을 앞세워 발렌시아에 1-0으로 신승했다. '산소탱크' 박지성은 맨유의 측면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맨유, '터닝포인트'를 만들다

발렌시아전 승리는 맨유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우선, 그간 퍼거슨호를 줄기차게 괴롭혀 온 '스페인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2년 4월 데포르티보전 이후 맨유는 유럽클럽대항전 무대에서 스페인 원정길에 오를 때마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17경기서 8무9패에 그치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스페인에서 치른 경기에서 승점3점을 챙긴 것은 햇수로는 8년 만에, 경기수로는 18경기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줄부상으로 인해 주축 멤버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맨유는 주포 웨인 루니를 비롯해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안토니오 발렌시아 등이 대거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 선발 라인업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갖춘 발렌시아와의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고, 후반 막판에 터진 '백업공격수' 에르난데스의 득점포에 힘입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맨유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초반부 6경기서 3승3무로 살짝 부진했던 점을 감안할 때, 분위기 전환을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을 만한 경기였다.

◇산소탱크, '무난함의 벽' 넘어라

박지성은 발렌시아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맨유 측면 공격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출장해 종방향으로는 '단짝' 파트리스 에브라와, 횡방향으로는 오른쪽 날개 루이스 나니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반응은 냉랭했다. '공격 기여도가 낮았을 뿐만 아니라 장점으로 여겨져 온 수비가담 플레이마저 흔들렸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공개한 선수 평점에서 맨유 멤버들 중 최저점인 5점을 줬다. 'ESPN사커넷' 또한 '박지성이 전반에 상대 선수에게 여러차례 볼을 넘겨줘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꾸중을 들었지만, 운 좋게도 후반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며 혹평에 가까운 코멘트를 달았다.

박지성은 성실한 움직임을 통해 팀 플레이에 기여하는 스타일이지만, 최근 맨유는 '보이지 않는 살림꾼' 보다는 '튀는 구심점'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긱스, 발렌시아 등 날개 공격자원 두 명이 빠진 상황에서 맨유 측면 공격의 물꼬를 틔워내야하는 까닭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공격포인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박지성은 다양한 재능을 겸비한 팔방미인형 플레이어다. 출전한 대부분의 경기에서 '성실했고, 두루 무난했다'는 평가가 따라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재다능함'보다는 '한 가지 또렷한 특징'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박지성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 '무난함의 벽'을 넘어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의 여부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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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풀타임' 맨유, 발렌시아에 1-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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