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긴장한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예고장?…무슨 뜻이길래

국민연금, 대표소송 정비 작업 착수…재계 초긴장·반발
대표소송 개시 여부 결정은 '수탁위'…주체는 '기금본부'
기업들 서한 보낸 곳은 기금본부…소송 제기 예고 의도
소송 진행 사례 극히 드물지만 기업의 신뢰성 회복 기대
  • 등록 2022-01-14 오전 6:02:30

    수정 2022-01-14 오전 8:55:41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결정 권한을 기존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재계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소송이 남발할 때 사실상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결국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해외 기관투자자(LP)의 선례에 따라 ‘주주대표소송’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 전주 국민연금 글로벌기금관의 모습. (사진=국민연금)


기업들 ‘주주대표소송’ 거센 반발…보건복지부는 논란 ‘일축’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12월 기업 주주가치 훼손 관련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비공개 서한을 발송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아울러 수탁위가 기업들에 주주대표소송 서한을 발송한 적은 없다며 국민연금의 대표소송 관련 대상기업 선정 및 소송 제기 시기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논란에 선을 그었다.

다만, 해당 기업들에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기관이나 수사·사법기관 등으로부터 처벌이나 제재를 받은 것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보아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에 따르면 20~30여곳 기업이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 추궁을 게을리하면 주주(상장사는 회사 전체 주식의 0.01% 이상, 일반 법인은 1% 이상)가 회사를 대신해 해당 임원에게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따라서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모두 소송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주주대표소송의 개시 결정 권한을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탁위로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다음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수탁위가 주주대표소송의 결정 권한을 갖게 될 경우 불필요한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위의 전문성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해외 사례 드물어도 순기능 有…결국 소송 주체도 ‘기금본부’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돼 대표소송의 개시 여부를 수탁위가 결정하게 된다고 해도 이후 소송을 제기하고 진행하는 주체는 여전히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된다. 물론 현재 6명의 수탁위 위원들 모두 경영자·근로자·지역가입자 단체에서 추천한 이들이라는 점에서 전문성은 높일 필요가 있지만, 일각에서 재계의 비판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소송의 대상도 기업이 아닌 개인이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대표소송은 해당 기업에 소송하는 게 아니라서 기업에 소송 서한을 보낼 일이 없다”며 “주주대표소송과 다중대표소송 모두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 등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이라 개인이 아닌 회사에 서한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전했다.

특히 소송 범위가 넓은데도 주주대표소송 제도를 운영 중인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에서는 기관투자가가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건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은 미국 소매유통업체 월마트가 뇌물공여 혐의를 은폐함으로써 발생한 손해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의 전·현직 이사들과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대표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원고가 대표소송 전 월마트에 기록과 문서 등을 충분히 요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연금 측이 월마트 이사회가 투명성을 가질 수 있도록 조처를 하겠다고 입장을 낸 것과 같이 대표소송은 기업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등의 장점이 함께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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