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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살해해야 했던 엄마…그들의 극단적 선택 ‘왜’[사사건건]

“더는 죽지 않게 해달라”…발달장애 가정의 연이은 비극
'생활고'에 아들 둘 살해 엄마 혐의 인정…“죽을죄 지었다”
'지하철 휴대폰 폭행' 20대女 2년 구형…"왕따 당해 후유증“
  • 등록 2022-05-28 오전 8:22:00

    수정 2022-05-28 오전 8:22: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최근 가족의 의해 숨지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어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에선 40대 여성이 발달 지체 치료를 받던 6세 아들과 투신해 함께 숨졌고,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선 60대 여성이 30대 중증장애자녀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초등학생 아들 두 명을 살해한 40대 여성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들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에는 생활고와 우울증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양극화 속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안전장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 설치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추모하는 분향소’ 현장. (사진=김윤정 기자)
40대 엄마, 발달장애 6살 아들과 ‘극단적 선택’ 이유는

지난 23일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40대 여성 A씨와 6세 아들 B군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화단 청소를 하던 경비원이 아파트 고층에서 추락하는 소리를 듣고 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두 사람은 숨진 뒤였습니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 당시 함께 살고 있던 가족은 외출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은 우울증으로 추정됩니다. 단지의 한 주민은 “평소 A씨가 양육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라며 “모자를 눌러 쓰고 다니고 말을 잘 하지 않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인천에선 뇌병변장애가 있는 30대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가정은 장애인 위탁 시설을 이용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장애인부모연대에 따르면 발달장애 관련 사망사건은 최근 3년간 23건에 달합니다.

발달장애인을 둔 가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장애인 단체들은 추모 행사를 열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추모제를 열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장애인부모연대 등은 일주일간 전국 각지에 분향소를 설치해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윤종술 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이번 사건을 끝으로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종합지원계획을 올해 안에 발표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4월 9일 생활고를 이유로 초등학생 아들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모친 A(40)씨가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죽을 죄 지었다” 두 아들 살해한 엄마…이유는 ‘생활고’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초등학생 아들 두 명을 살해한 40대 여성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김동현)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1)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아들을 직접 살해한 모친의 변은 ‘생활고’ 였습니다. A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 있냐는 재판부 질문에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면서 “잘못했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A씨는 둘째아들을 출산하고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남편과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남편이 송금하는 생활비로 두 아들과 생계를 이어가던 A씨는 산후 우울증을 겪었고, 남편이 회사를 그만뒀다는 소식에 주거지 압류 등 경제적 불안감까지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에 A씨는 지난달 금천구 시흥동 다세대주택에서 각 8살과 7살인 초등학생 아들 2명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자수했습니다.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의 변호인은 “산후 우울증을 겪어 힘들어했지만 당시 금전적 여유가 없어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술에 취해 서울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60대 남성을 가격한 20대 여성 A씨가 3월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나 경찰 빽 있어” 지하철 폭행 20대女의 변명은

검찰이지난 3월 지하철 9호선에서 “나 경찰에 빽(뒷배) 있다”며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전화로 내리친 20대 여성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지난 25일 진행된 A씨에 대한 두 번째 심리에서 A씨의 변호인은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합의 의사를 밝히고 노력했다는 점을 감안해주길 바란다”며 “A씨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고 우울증 등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점을 고려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최후변론에서 A씨는 울음을 터뜨리며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해 후유증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계속 왕따를 당했고, 대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해 집 밖으로 안 나갈 때도 많았다”며 “10여년 간 왕따는 큰 후유증으로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간호조무사 때도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실습할 때부터 노인을 싫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며 “우울증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 16일 밤 9시46분쯤 가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9호선 열차 안에서 60대 남성 B씨를 휴대폰 모서리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전동차 안에서 침을 뱉다가 B씨가 저지하며 가방을 붙잡고 내리지 못하게 하자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B씨에게 “너도 쳤어. 쌍방이야”, “더러우니깐 놔라”, “나 경찰 ‘빽’ 있으니깐 놔라” 등 폭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다음달 8일로 예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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