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혁 아비커스 조종제어연구팀 팀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해상사고의 80%가 인적(人的) 과실에 기인하는데, (선박에 실린) 시스템이 위험을 자동으로 인지해 제어한다면 인적 과실에 의한 충돌·좌초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자율운항 선박이 바꿔놓을 미래상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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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 팀장은 자율운항 기술을 아직 제대로 구현하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자동차 분야에선 운전자가 견시의 책임을 지는 레벨 2 이하의 자율주행시스템(주행보조시스템)이 이미 상용화됐고, 레벨 3 이상을 상용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선박은 아직 레벨 2 이하(자율운항보조시스템)의 시장이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김 팀장은 자율운항 솔루션이 고도화될수록 표준의 선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일본은 선사·항통장비 업체 중심으로 국책과제를 수행해 자율운항 기술을 실증한 뒤 산출물을 이용, 강제성이 없는 국제표준기구(ISO) 표준을 선점한 뒤 이를 강제성이 있는 국제해사기구(IMO) 표준으로 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IMO 규정은 강제성을 가지기 때문에 국제 표준의 선점이 상용화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자율운항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표준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고, 아비커스도 국책과제 참여를 통해 표준 제정을 위한 다양한 실적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김 팀장은 우선 자율운항 선박의 안전 기준을 설정한 뒤 자율운항 선박 개발을 위한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항해사의 인지·판단·제어를 도와주는 항해 보조 단계에선 규제나 법규보다는 새로운 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자율운항 선박의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기준이 우선으로 필요하다”고 했죠.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기술을 전문 개발하는 회사로, 지난 2020년 12월 현대중공업그룹 사내벤처 1호 기업으로 출범해 현재는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100% 자회사로 자리하고 있죠. 아비커스는 지금까지 200여척분의 솔루션을 수주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속도감 있게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