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문화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 등록 2023-01-09 오전 6:30:00

    수정 2023-01-09 오전 6: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체육부는 문화산업부로 산업 발전을 위해 뛰어달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 이 발언은 윤석열 정부가 문화를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화계 인사들의 많은 우려를 샀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려는 올초 현실이 됐다. 5일 윤 대통령이 이와 비슷한 발언을 다시 하면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3년 업무보고에서였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콘텐츠 산업이 우리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수출 동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시 한번 문화산업부 역할을 상기시켰다.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국민이 대통령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 대부분을 교육에 할애해 발언했다. 하지만 문화예술, 체육, 관광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오로지 콘텐츠(대중문화·웹툰·웹소설·게임 등) 이야기 뿐이었다.

일각에서 제기한 문화·체육·관광 홀대론이 되풀이 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모두발언 이후 여러 업무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공개였기에 국민이 알 길은 없다.

사실 윤석열 정부 출범부터 예상됐던 결과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부터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산업 전문가만 포함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해 7월 문체부의 첫 업무보고에서 나온 것은 문화도 체육도 관광도 아닌 ‘청와대 활용 방안’이었다. 문화·체육·관광은 뒷전이었다.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은 이들 업계는 정부의 홀대와 외면에 크게 상심해 있다. 가뜩이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예고한다. 모처럼 만의 기회에도 정부는 이들을 다시 외면했다.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 문화를 육성하겠다는 현 정부의 기조가 안타깝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문화·체육·관광 업계에 큰 위기가 다시 닥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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