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실효성 없는 '안철수-이준석' 연대

  • 등록 2023-01-30 오전 6:15:00

    수정 2023-01-30 오전 6:15:00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펜앤드마이크 창간 5주년 기념식’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축사를 통해 “(앞서 있었던 안 의원 축사에)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참 많았다”고 말하면서 이른바 “안-이 연대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정치판은 워낙 의외의 사태가 자주 벌어지니, 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재의 여당 전당대회 판세를 보면, 이런 연대설이 설득력을 가지기는 힘들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전의 여론조사인 YTN-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1월 22~23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2002명 대상)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김기현 의원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0.3%, 나경원 전 대표 25.3%, 안철수 의원 17.3% 유승민 전 대표 8.1% 그리고 윤상현 의원 3.1% 순이었다.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통령실과의 갈등 때문에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반사 이익을 김기현 의원이 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그런데 나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이후의 여론조사를 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중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40.0%, 안철수 의원을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33.9%였다. 불출마 선언 이후 나 전 대표의 지지층 중 상당수가 안철수 의원 지지로 옮겨갔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결과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나 전 대표와 대통령실의 갈등이 불거졌을 당시, 나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린 지지층은 김기현 의원으로 갔고, 불출마 선언 이후에는 나 전 대표의 잔류 지지층이 안철수 의원 쪽으로 갔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나 전 대표의 지지층은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한 축은 정통 보수층이고 다른 한 축은 2040 세대와 수도권에 거주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이다. 나 전 대표를 지지했던 정통 보수층은, 대통령실과의 불화를 못마땅하게 여겨, 일찌감치 김기현 의원 지지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나 전 대표를 계속 지지하던 2040 세대와 수도권의 지지층은 나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자, 안철수 의원 지지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석은 김기현, 안철수 두 의원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즉, 앞으로의 전략을 구사할 때, 김기현 의원은, 2040과 수도권 지지층에게 좀 더 다가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고, 안철수 의원은 전통 보수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안철수 의원에게 필요한 지원군은 정통 보수 진영에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준석 전 대표가 정통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는 인물인지는 의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현재 전체 당원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2040 당원들과 전체 당원의 37% 정도를 차지하는 수도권 당원들의 지지를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있는 인물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미 어느 정도 수준의 2040과 수도권 지지층을 흡수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에게 이준석 전 대표가 원군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즉, 이준석 전 대표와 연대하면 2040과 수도권 지지층의 추가 유입은 가능하겠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통 보수층의 지지 철회를 계산해 보면, 아무래도 안-이 연대의 현실화는 섣부른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식의 연대를 통해 반윤의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은, 안 의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종합적으로 이런 식의 추론은 “설(說)”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 스냅타임
    2024년 04월 19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4월 18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2024년 04월 17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4월 16일 오늘의 운세
  • 스냅타임
    04월 15일 오늘의 운세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