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프리랜서…정규직이 꼭 답일까

시대 흐름따라 평생직장 사라지고
10년 후 세계인구 절반 '프리랜서'
정규직·비정규직 이분법 벗어나야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새라 케슬러|352쪽|더퀘스트
  • 등록 2019-02-20 오전 5:04:00

    수정 2019-02-20 오전 5:04:00

기업이 필요할 때마다 근로자와 계약해 일을 맡기는 단기 고용형태가 확산되는 경제현상. 저자 새라 케슬러는 이 ‘긱 경제’에 주목해 미래의 노동을 내다본다. 자유와 불안이란 명암이 엇갈리지만 정규직·비정규직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고용형태 합의에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이미지=이데일리DB).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베이비붐세대 부모들은 밀레니얼세대인 자식들에게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번듯한 직장이 필요하다’고 가르쳐왔다. 그들이 말하는 ‘번듯한 직장’은 정년이 보장되는 평생직장, 정규직이다. 그러나 밀레니얼세대에게 평생직장은 잡을 수 없는 신기루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10년 후 세계인구의 절반이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처럼 정규직과 풀타임 일자리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다.

그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프리랜서·독립계약자·임시직 등의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gig economy)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이 만나 그때그때 근로계약을 하는 새로운 경제모델을 뜻한다. 대표적인 공유서비스 ‘우버’, 아마존이 만든 인력 중개서비스 ‘매커니컬터크’ 등은 긱 경제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미디어 스타트업 ‘쿼츠’의 부편집장인 저자는 2011년부터 긱 경제에 주목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노동’을 취재해 왔다. 특히 저자는 긱 경제에도 동전처럼 양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사람들이 긱 경제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꼰대’ 같은 상사에 시달릴 일도, 불편한 출퇴근을 할 일도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IT전문가·프로그래머·크리에이터처럼 희소성이 크고 전문성 높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긱 경제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한곳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긱 경제의 그늘에 놓여 있는 이들도 있다. 청소원·운전기사·단순노동자 등 희소성이 작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긱 경제는 실업과 번 아웃에 대한 ‘차악의 선택’일 뿐이다. 긱 경제가 떠받드는 유연성이란 덕목은 이들의 편이 아니라서다. 기업이 필요할 때만 노동자를 임시로 고용하고 해고할 수 있는 불리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긱 경제의 현실을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로 담아냈다. 캔자스시티의 우버 택시운전사 겸 웨이터, 매커니컬테크를 통해 소득을 벌고 있는 캐나다의 워킹맘, 프리랜서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아칸소 주의 자선활동가 등을 직접 만나 이들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노동이 변화할 방향을 살펴본다. 덕분에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서임에도 흥미롭게 술술 읽힌다.

또한 여러 기업과 경제 전문가들을 통해 긱 경제에 대한 찬반양론도 함께 살핀다.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긱 경제가 새롭게 낳은 많은 일자리, 그중에서도 청소 전문 스타트업 ‘매니지드 바이 큐’가 직원을 비용이 아닌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해 계약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흑자 경영에 들어선 사례에 주목했다. 긱 경제가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를 대신 전망한 것이다.

저자는 평생고용 개념의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지금 긱 경제가 잘못된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기존의 제도나 지원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진보도 혁신도 아님을 강조한다. 긱 경제로 인한 소득 불안정 문제, 사회보험 등 복리후생의 부재 등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해결해갈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대가 변하면 일의 의미와 형태는 자연스럽게 변할 수밖에 없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시대의 변화에서 노동의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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