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골프, 대서양 건너 유럽으로 중심 이동

  • 등록 2011-07-08 오전 11:03:34

    수정 2011-07-08 오전 11:03:34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지난 6월 20일(한국시간), 유럽의 신성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가 제111회 US오픈 우승컵을 드는 순간 갤러리들의 함성은 하늘을 찔렀지만 미국의 자존심은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날 맥길로이는 ‘신들린 샷’으로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해외 언론들은 타이거 우즈를 대신할 ‘차세대 골프황제’라는 표현을 경쟁이라도 하듯 쏟아냈다. PGA투어 전문가들은 “2010년부터 시작된 유럽 강세 분위기에 맥길로이가 종지부를 찍었다. 앞으로 남자 골프의 중심은 유럽이다”며 씁쓸해했다.

골프의 발상지는 유럽이다. 하지만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가 세계 무대를 평정하면서 오랜 기간 미국은 골프의 성지였고, 유럽은 들러리였다.

특히 우즈는 ESPN이 실시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 골퍼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니클라우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스타였다.

2009년 성 추문과 부상으로 인한 부진으로 작년 10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5년 동안 지켜왔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겨줬을 때도 사람들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해 마틴 카이머(독일),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등 유럽 선수들이 세계 1위 자리를 번갈아가면서 차지하고,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 우승컵을 대서양 너머로 보내면서 미국골프계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미국 PGA투어는 막대한 스폰서를 바탕으로 유러피언투어를 압도해 왔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무대이다. 하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미켈슨이 우승한 이후 올 US오픈까지 총 5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은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미국골프계는 완패를 당한 것이다. 일주일로 다가온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오픈도 유럽 선수들의 안방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폰서들은 장사꾼이다. 최고 선수들을 따라 움직인다. 만약 미국 선수들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그들은 자연히 유럽의 스타들을 쫓을 수 밖에 없다. 최근 맥길로이, 리 웨스트우드 등은 PGA투어 입회를 거부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들은 메이저 대회와 주요 대회만 출전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다. 현 상황은 ‘황제’ 우즈를 따르던 스폰서들에게 유럽으로 이동할 명분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세계 랭킹 순위도 유럽과 미국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1위부터 4위까지 유럽 선수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우즈는 17위까지 추락했고, 2인자 필 미켈슨도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 이후 큰 소득이 없어 6위까지 하락했다. 지난주 AT&T내셔널에서 최경주를 꺾고 우승해 시즌 2승을 달성한 닉 와트니(미국)가 10위로 상승하며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PGA투어가 명성을 되찾을 가장 확실한 해법은 ‘제2의 우즈’가 나와야 한다. 아니면 우즈가 완벽한 몸으로 복귀해야 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더스틴 존슨과 닉 와트니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임팩트가 부족하다. ‘황제의 귀환’도 힘들어 보인다. 이제는 유럽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와 PGA투어로 몰려와 우승컵을 거머쥐며 세계 랭킹을 장악하는 현상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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