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V조선 `아버지가 미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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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아버지가 미안하다? 방송사가 미안하다`
설 특집 선물은 좋았지만, 배송이 문제였다. 김수현 작가가 준비한 설 특집 가족극이 방송사고로 빛이 바랬다.
사고를 낸 곳은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었다.
TV조선은 지난 23일 김수현의 `아버지가 미안하다`를 설 특집으로 3부 연속 전파를 내보냈으나 방송사고를 냈다. 2부 시작 후 20분 넘게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방송이 나오지 않더니 이후에는 화면은 나오고 소리가 안나와 시청자를 당혹게 했다. 30여분 가까운 불량 방송에서 시청자는 트위터 및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불만을 토로했다. TV조선은 자정 넘어 자막으로 `본 방송사 사정으로 SD 송출화면이 고르지 못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양해 부탁한다`고 사과했지만, 시청자의 안타까움은 지울 수 없었다. 설 명절 가족이 모여 함께 볼 수 있었던 명품 드라마를 황당한 방송사고로 인해 제대로 즐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수현의 저력은 `아버지가 미안하다`에서도 유효했다. 김수현은 세대 간의 갈등과 균열을 섬세하게 그려 상처투성이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겼다. 환경미화와 가사 도우미 등 궂은 일을 하며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와 이를 콤플렉스로 여기는 자식들. 김수현은 이 외에 경제수준차이로 어긋난 연애·결혼 등에도 현미경을 들이댔다. 막내딸 희경(허영란 분)이 남자친구에게 가정환경수준차로 버림받는 모습은 통렬한 현실 풍자였다는 평이다. `김수현 사단`의 명품 연기도 돋보였다. 특히 김영철은 한없이 자상한 아버지상을 연출해 시청자를 감동케했다. 배우 양희경 이민우 윤다훈 정준 등도 각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했다.
방송사고는 났지만, 시청률은 선방했다. `아버지가 미안하다`는 3부 평균 약 1.5%(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부는 1.66%로 3회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이날 방송된 종편 방송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경쟁사인 JTBC `빠땀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와 비슷한 수치다. 하지만, 방송 한 관계자는 "20분 넘는 방송사고만 없었다면 `아버지가 미안하다`의 시청률이 더 올라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촌평했다.
TV조선은 이번 방송사고에 대해 24일 자사 공식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시청자에게 거듭 사죄했다. 방송사 측은 이번 사고로 24일 오후 10시 40분부터 3회를 연속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