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역화폐 6兆시대]②지자체 부담 최소 3600억…`빈익빈부익부`

지역사랑상품권 6조 발행시 지자체 부담 최소 3600억
단속·홍보비용도 감안땐 부담 더 커…지자체별 쏠림
대면거래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역행…"온라인몰 늘려야"
  • 등록 2020-03-27 오전 12:09:00

    수정 2020-03-27 오전 6:41:3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이 한꺼번에 6조원으로 불어나면서 재정사정이 좋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들에게는 득(得)보다 실(失)이 클 수 있다는 우려는 새겨들을 만한 부분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만큼 지역사랑상품권을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국회예산정책처


26일 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발행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난 2018년 대비 1515.5% 급증한 6조원이 된다. 더구나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동수당·저소득층·노인일자리 등 3대 쿠폰까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발행할 경우 발행액은 최대 8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정부지원액도 2018년 최초로 100억원 편성된 이래 작년까지 2년간 국비지원액만 984억원을 넘었다. 특히 올해는 정부지원액이 3513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341.3%나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중앙정부와 달리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정부지원액이 2년새 3배 이상 늘었지만 발행액은 15배 이상 늘면서 모자라는 부분을 고스란히 지자체가 자체 재정으로 부담해야한다.

실제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할 경우 통상 발행액 기준 판매할인율 5%와 기타경비 4%가 소요돼 총 발행액의 9%에 해당하는 예산이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2~4% 지원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5~7%만 지자체가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서응로 추가 발행되는 3조원의 경우 10% 판매할인율을 조건으로 국고보조율을 8%로 올려 지자체 재정부담을 줄이기로 했지만, 추가 발행분에 대해서도 기존보다 높은 할인율로 인해 발행액의 14%가 경비로 발생한다. 국고보조율이 8%여도 지자체 입장에서는 발행액의 6%를 부담해야 하는 것.

즉, 6조원의 6%인 3600억원의 발행비용은 지자체가 내야 한다. 게다가 부정수급 단속과 홍보 등 추가 비용도 발생해 재정력이 높지 않은 지자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다만 행안부는 발행수수료가 지자체 별로 1~3% 상이해 실제 기타경비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해지는 가운데 지역사랑상품권은 대면해서만 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한국조폐공사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온라인 상에서 쓸 수 있도록 자체 앱으로 상품권 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현재 이를 활용하는 지자체는 6곳 뿐이다. 그러나 인천시처럼 인천e음 카드로 온라인 쇼핑몰이자 지역 중소기업이 입점한 인천e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만큼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기동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은 “추경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추가 발행 계획을 세우면서 지자체별로 수요를 조사했는데 그 때 추가 발행 희망액이 4조5000억원이나 됐다”며 “현 소비가 최소한 유지라도 돼야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인 만큼 지역 소상공인들이 최소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상품권”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품권을 통한 소비 진작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상반되긴 하지만, 최소한의 대응이라도 해야 전통시장과 골목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선 6조원에 달하는 상품권이 발행규모가 큰 일부 지자체 위주로 국고보조와 특별교부세가 지원이 집중돼 지자체 간 형평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고보조와 특별교부세의 44.7%가 인천과 경북 포항, 광주, 경기 성남, 부산 등 5개 지자체에 집중됐다.

이렇다보니 행안부는 상품권을 발행하지 않는 20개 지자체에 발행을 장려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이미 발행을 준비하던 25곳을 대상으로 신규 발행을 장려할 방침이다. 고 지원관은 “국고보조가 특정 지자체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광역 단위로 6000억원, 기초로는 600억원의 지원한도를 설정하고 있다”며 “지역 편차 문제는 기준에 따르고 있고 대구·경북 수요를 최우선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료=국회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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