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국민연금이 지난 30일 공시한 책임투자 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 위탁운용 가운데 책임투자형 펀드는 총 5조1900억원 수준이다. 2018년 말(4조5800억원)과 비교하면 6100억원 가량이 늘었다.
다만 이 기간 국내주식 위탁운용 전체 규모가 50조1000억원에서 60조7000억원으로 1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책임투자형 펀드 비중은 오히려 9.1%에서 8.6%로 감소한 것이다.
2017년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해 5년 내 운용규모를 30%까지 늘려야 한다는 안이 나왔다. 당시 위탁운용 전체에서 10% 수준이었던 책임투자 위탁펀드를 1~2년 내에 20%까지 늘리고 3~4년 내에는 25%, 5년 이후 30% 확대가 목표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펀드 평가액이 바뀔 수 있고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도 작년 말에 나왔다”면서 “책임투자를 늘리겠다는 정책 방향을 잡고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에 적용하기에는 준비해야 할 사안이 많아 시일을 두고 지켜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책임투자 비중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아직 국내 주식시장에 책임투자라는 개념이 안착되지 않은 데다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힘든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수익률에 보탬이 되고 있지는 않아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관들만 관심을 둔다고 해서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가는 게 아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올해 SRI 기존 위탁운용사에 추가 자금을 출자할 것이란 지침은 없었으나 위탁사 추가 선정은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