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겉도는 남성 육아휴직... 여성 독박 육아 이대로 좋은가

  • 등록 2023-12-22 오전 5:00:00

    수정 2023-12-22 오전 5:00:00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처음으로 5만명을 넘었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2022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20만명이며 이중 여성이 14만 6000명, 남성이 5만 4000명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9%,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27.1%)은 3%포인트 늘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발표한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난 해에 한국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출생아 100명당 1.3명(2020년)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회원국 평균은 43.4명으로 아이 1명에 대해 육아휴직을 여러 차례 쪼개 쓴 중복 사용자가 포함된 수치임을 감안하더라도 우리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저조한 것은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 부담은 경력 단절을 초래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보다 18.1%포인트(2021년)나 낮았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성별 격차(10.9%포인트)보다 월등히 크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근로시간의 성별 격차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면 한국의 1인당 GDP가 18% 증가할 것”이라며 “여성을 일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통계청의 장기인구추계에 따르면 50년 뒤 한국 인구는 지금보다 1500만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인구감소시대에 여성인력을 가정에 묶어 두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성인력 활용을 위해서는 남성의 육아 분담을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북유럽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남성전용 육아휴직제를 참고할 만하다. 스웨덴은 전체 육아휴직 기간 480일 중 90일을 남성만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남성전용 육아휴직제 도입을 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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