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미네이랑의 대참사'로 재현된 '마라카냥의 비극'

  • 등록 2014-07-09 오전 8:54:38

    수정 2014-07-09 오전 8:59:58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1-7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브라질의 오스카.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세계 축구의 큰 사건이었던 ‘마라카냥의 비극’을 뛰어넘는 ‘미네이랑의 대참사’가 일어났다.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렸던 브라질의 바람은 전차군단의 포화 앞에서 무참히 파괴당했다. 브라질 축구 역사상 가장 치욕스런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브라질은 9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1-7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의 패배를 당했다. 전반에만 5골을 내주며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에게 선제골을 내줄 때만 해도 이렇게 질리라고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독일은 이후 전반 23분부터 불과 6분 동안 4골을 추가하며 브라질 수비를 초토화했다. 브라질 선수들은 마치 뭣에 홀리기라도 한 듯 허둥댔다. 선수를 완전히 놔둔 채 공을 따라가기 급급했다. 마치 동네축구 선수들처럼 보일 정도였다.

계속해서 브라질이 골을 허용하자 6만여 브라질팬들로 가득 찬 관중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충격에 휩싸여 오열하는 팬들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부 팬들은 비싼 입장료를 주고 들어왔음에도 전반전이 끝나자 일찍 자리를 떴다. 심지어 후반 중반 이후에는 브라질 관중이 자국 선수에게 야유를 보내고 독일 선수에게 오히려 환호를 보내는 믿어지지 않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이 모든 것이 6골 차 대패가 낳은 현상이었다.

여러 가지로 이날 경기 상황은 1950년 ‘마라카냥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64년 전 브라질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홈팀 브라질은 예선리그와 결선리그에서 4승1무를 기록하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특히 결선리그에서 스웨덴과 스페인을 무려 7-1, 6-1로 이기자 일찌감치 축제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비극은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주경기장에서 일어났다. 우루과이와의 결선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 짓는 상황에서 그만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내줘 1-2로 패한 것. 당시 마라카냥 경기장을 가득 메운 17만 명의 브라질 관중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모두가 브라질이 우승을 의심치 않았기에 좌절은 더욱 컸다. 그 자리에서 4명이 세상을 떠났다. 2명이 심장마비, 2명은 권총 자살이었다. 워낙 분위기가 살벌해서 우루과이 선수들은 우승 시상식도 대충하고 곧바로 자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야 했다. 원래 역사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브라질과 우루과이는 그 경기 이후에도 한참 동안 정치적 앙숙 관계를 이어갔다.

브라질 전역에서 울분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전국적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브라질 전국에는 조기가 게양되기도 했다. 당시 브라질축구협회는 그 경기에서 뛰었던 흰색 유니폼을 모두 수거해 불태워버렸다. 1914년부터 입어왔던 전통적인 흰색 유니폼을 버리고 오늘날 노란색 상의-파란색 하의 유니폼을 새로 제작했다.

그 경기에 뛰었던 대표선수들은 이후 다시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심지어 사망할 때까지 냉대와 비난을 받으며 마치 죄인처럼 살아야만 했다.

64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아픈 추억이자 역사로 남아 있다. 지금도 브라질 축구팬들에게 ‘마라카냥의 비극’을 언급하면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브라질 사람과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하려면 그 얘기를 하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마라카냥의 비극’을 뛰어넘을 충격적인 패배가 브라질 안방에서 일어났다. ‘미네이랑의 대참사’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을 정도다. 마라카냥의 역사를 떠올려볼 때 이날 패배는 브라질 축구에서 가장 수치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인 역사로 오랜 기간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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