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유해진’, ‘포스트 오달수’라 불리는 그. 두 배우처럼 어떤 영화에서든 역할의 비중과 상관없이 큰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동시에 두 배우처럼 ‘다작의 아이콘’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우 배성우가 그렇게 스크린 스타가 됐다. 요즘 그는 ‘배성우 전성시대’를 산다. 지난해만 ‘몬스터’, ‘인간중독’, ‘신의 한 수’,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나의 독재자’, ‘빅매치’, ‘상의원’, ‘워킹걸’에 얼굴을 비췄다. 올해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도 다녀왔고, ‘베테랑’으로 천만 돌파 영화에 톡톡히 힘을 보탰다. 100명 넘는 남자 캐릭터가 필요했던 ‘뷰티 인사이드’에도 빠지지 않았다.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이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더 폰’에서 주연을 맡았고, 같은 시기 개봉되는 ‘특종: 량첸살인기’에도 출연한다. “하반기로 시점이 몰려서 그럴뿐, 특별히 대세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역할 크기 상관없이 연기에 임하는 마음은 늘 똑 같다고 생각한다”는 겸손함이 그가 표현할 수 있는 요즘 심정의 전부다. “충무로 대세라고 아무리 말해도 이경영 선배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는 농담이 그가 가질 여유의 전부다.
SBS 배성재 아나운서의 형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그는 개성 강한 목소리에 안정된 호흡, 묵직한 발성으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 넣었다. 술에 취한 연기를 하고 약에 취해 정신이 빠져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도 그의 연기가 관객에게 정확히 전달될 수 있는 기본기부터 탁월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눈빛 하나로 애절함, 섬뜩함, 절박함, 폭발 직전의 분노까지 표현해내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이 관객의 마음을 훔친다.
올 하반기가 지난 후에도 ‘배성우 영화’는 몰려올 전망.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와 ‘내부자들’, ‘섬 사라진 사람들’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