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신임 은행장들의 이색 소통 행보

'경청 리더십' 지성규‥'형님 리더십' 진옥동
사기진작과 조직장악력 높이는 일석이조 행보
  • 등록 2019-04-23 오전 6:00:00

    수정 2019-04-23 오전 11:36:37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등 신임 은행장들이 직원들과의 본격적인 소통 행보를 시작했다. 경청 또는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고충 해결사를 자임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영업환경이 녹녹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직 장악력을 높이면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치열한 경쟁환경을 돌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제공)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최근 충남과 광주지역을 시작으로 지방 지점을 돌아다니면서 직원의 고충을 듣고 있다. 지역의 큰손 고객을 만나고 기업 현장을 훑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직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친밀도를 높이는 스킨십 행보를 빼놓지 않고 있다. 진 행장은 디테일하고 세심한 배려가 특징이다.

최근 충남 지역을 방문한 뒤 지점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라고 지시한 게 대표적이다. 이 지역이 중국과 가깝고 화력발전소 등도 많아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진 행장은 “근무 여건을 고려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건강검진 횟수를 늘리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역시 초보 행원 시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 직원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실제 신한은행은 당진지점과 같이 근무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직원들에게 격오지 수당(1인당 5만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보상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는게 진 행장의 생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 행장은) 경영진의 시각이 아니라 직원의 눈높이에서 의견을 듣는 느낌을 받았다”며 “푸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지난달 취임한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전국 지점을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 정도 지역본부 직원들과 미리 약속해 산행을 하거나 저녁을 같이하며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있다. 이 자리에 본부 임원을 대동해 고충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해법이 나오지 않는 문제들은 반드시 개선방안을 찾아 피드백을 주고 있다.

본점 직원과의 소통도 빼놓지 않고 있다.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쓰는 입장이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 사내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 정도 운동을 같이한 뒤 김밥이나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현안을 토론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같이 땀을 흘린 뒤 마주앉은 자리에서 격의 없는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지 행장도 “한 달 정도 다양한 직원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소통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흡족해했다는 전언이다. 지 행장은 취임 직후 본점 인근 호프집에서 치맥(치킨+맥주) 파티를 열 정도로 직원과 소통을 중요시하는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CEO들이 소통 행보에 공을 들이는 데는 현장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리더십을 강화해 격화하는 경쟁 속에서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가 가라앉으며 은행 영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숫자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은행장으로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금융업의 특성상 직원의 역량이 성과와 직결되는데 소통을 통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면서 새 은행장이 추진하는 전략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장을 돌아보면 개선포인트를 들을 수 있고 그런 점만 잘 해결해도 은행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꺼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은행장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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