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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최근 유승재(37·사진) 페르소나시스템 대표와 만나 ‘페르소나’가 누구인지 물어봤다. 유 대표는 “불완전보험판매의 피해자들”이라고 답했다.
페르소나시스템은 내년 1월 DB손해보험이 선보일 ‘인공지능(AI) 로보텔러’의 핵심인 AI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페르소나시스템은 DB손보의 전화상담 데이터를 텍스트로 변환해 AI로보텔러에 투입하는 작업을 돕고 있다. 일종의 ‘학습과정’이다.
유 대표는 “현재 보험약관이 암호문에 비견될 정도로 어려워 불완전판매가 끊이질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며 “사람과 달리 AI에게는 속 시원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고 물을 수 있어 자연스레 불완전판매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넘나드는 AI로보텔러가 출현하면 고객과 보험회사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고객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유 대표는 “AI로보텔러는 365일, 24시간 상품 설명부터 가입 단계까지 상담이 가능하고 동시 접속 가능자수는 5만명으로 대기시간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반복되는 상담 업무는 AI로보텔러가 전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에 따른 보험료 인하 요인도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AI를 통한 보험모집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안전장치도 강화했다. 우선 연간 최대 모집건수를 1만건(월간 1000건)으로 제한하고 상품은 구조가 간단한 100% 보장성 암보험과 자동차보험으로 한정했다. 체결된 계약 전수에 대해서는 통화품질모니터링도 실시한다.
페르소나시스템이 개발한 국내 토종 AI 엔진의 경쟁력은 “니 밥 뭇나” 같은 사투리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고 말꼬리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한국인 특유의 대화 패턴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로보텔러의 큰 한계를 극복한 것. 페르소나시스템은 더 나아가 보험 가입 시간을 현재의 절반인 15분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과 AI로보텔러가 진짜 인간에 가까운 목소리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시도 중이다.
유 대표는 다만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그릇된 환상이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AI를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는 존재로서가 아닌 인간이 어떻게 AI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