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부채 대책은 여전히 뒷전인가

  • 등록 2019-03-18 오전 6:00:00

    수정 2019-03-18 오전 6:00:00

우리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세계 각국 중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우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분기에 비해 0.9%포인트 올랐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이 통계를 집계한 세계 43개국 가운데 중국(1.2%포인트) 다음으로 높은 상승폭이다. 전년 동분기 대비 상승폭도 2.7%포인트로 나타나 룩셈부르크(5.4%포인트), 중국(3.5%포인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으로서 그 뇌관이 폭발할 날이 자꾸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 증가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전체 규모에서도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심각하다. 우리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6.9%에 이르렀다는 게 그것이다. 가계부채가 어느새 GDP만큼이나 늘어났다는 얘기다. 물론 가계부채가 GDP 규모를 넘는 나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스위스를 비롯해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캐나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에 있어 지난해 3분기 가계부채 비율이 모두 떨어졌다는 게 우리와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이런 사정이니 만큼 소득에 비해 상환 부담이 급속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작년 3분기 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2.5%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1분기 이래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소득액 중에서 그만큼은 대출 상환으로 지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과도한 부채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게 되면 가계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성장 둔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일단 빌려 쓰고 보자는 가계부채의 치명적인 함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앞서 열거한 국제결제은행의 통계치가 아니라도 가계부채 규모가 이미 1500조원에 이르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 게 마땅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우리 가계부채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폭증 추세는 멈췄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은행 대출을 억제하면서도 가계 소득을 올리는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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