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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박수홍 '친형 논란'으로 드러난 연예인 가족 경영의 리스크

친형 대표 기획사에서 30년 일하며 100억원대 피해
장근석·김태우도…혈연관계 믿음 오히려 '독'으로
위기 관리 대처 미흡·경영 비전문성 리스크도
  • 등록 2021-04-05 오전 11:00:00

    수정 2021-04-06 오전 8:17:54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개그맨 박수홍이 친형으로부터 출연료와 계약금 등 총 100억 원 이상을 떼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그가 지난 30년간 친형을 대표로 내세운 1인 기획사에 소속돼 온 속사정까지 드러나 더 큰 공분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연예인들이 가족 명의로 기획사를 차리거나 가족을 매니지먼트 경영에 참여시키는 것은 그간 업계에서 자주 목격되던 풍경이다. 혈육인 만큼 의사소통이 원활해 수익 배분, 스케줄 관리 등에서 갈등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가 산업화하면서 관리, 정산 등 모든 부문에서 전문화·체계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가족 경영이 남아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 박수홍 사태는 연예인의 가족 경영이 지니고 있던 한계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상징적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헌식 평론가는 “그나마 가족경영의 최대 매력이자 장점으로 꼽혀온 ‘신뢰’마저 무너지고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준 사례가 됐다”며 “믿었던 가족에게 배신당한 충격은 물론, 대중이 가족에게 보내는 힐난까지 연예인으로선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100억 횡령 피해 배경엔 친형 가족 경영

박수홍의 가정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가 데뷔 초부터 매니지먼트 업무를 맡아온 친형에게 출연료 등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떼였다는 글이 확산되며 세간에 알려졌다. 박수홍이 반려묘 이름으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영상에도 박수홍의 모든 돈 관리를 맡아온 친형과 형수가 30년간 모든 돈을 횡령했다는 주장이 댓글로 게시되기도 했다.

해당 댓글 폭로자는 “박수홍의 출연료가 그들의 생계였고, ‘돈줄’이 끊기는 것에 불안을 느껴 박수홍의 결혼을 평생 반대했다”며 “계약금을 포함해 출연료 미지급액이 100억이 넘고, 가족들이 도망간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홍은 이전까지 약 30년간 친형이 운영한 1인 기획사에 매니지먼트를 맡겨오다 올해 초 반려묘 ‘다홍’의 이름을 따 직접 설립한 1인 기획사 다홍이랑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박수홍은 논란이 확산되자 직접 입장을 밝히며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30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제 노력으로 일궈온 많은 것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큰 충격을 받고 바로 잡기 위해 (형에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오랜 기간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다시 한번 대화를 요청한 상태”라며 “마지막 요청이기에 이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저는 더 이상 그들을 가족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업계에 만연해 있지만 드러나진 않았던 가족 매니지먼트의 문제점을 일깨우고 경종을 울릴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바라봤다.

(사진=박수홍 SNS)


장근석·김태우도…혈연 관계 ‘신뢰’가 독으로

박수홍 이전에도 연예인의 가족이 경영에 참여해 문제나 갈등을 일으킨 사례가 종종 있었다. 이를 계기로 가족경영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여러 번 제기됐다.

배우 장근석은 지난 2015년 역외탈세 논란이 불거졌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소속사 트리제이컴퍼니의 대표였던 모친의 세금탈루, 횡령 혐의가 세간에 알려졌다. 이에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3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모친 전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벌금 30억원을 명령한 바 있다. 다만 회사돈 횡령 혐의는 무죄로 인정됐다.

가수 김태우는 아내와 장모가 각각 이사와 본부장을 맡는 가족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가 지난 2015년 소속 가수 길건과 전속 계약 분쟁이 일어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김태우와 아내의 명의로 운영하던 소울샵엔터테인먼트는 현재 P&B 엔터테인먼트에 흡수합병됐다.

그럼에도 꾸준히 연예인들이 가족 경영을 선택하는 배경엔 배신당하지 않을 것이란 ‘신뢰’가 깔려 있어서다. 정덕현 평론가는 “그간 많은 연예인들이 업계에서 출연료 미지급, 정산 갈등 등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을 여러 차례 겪고 목격해 왔다”며 “이를 투명하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족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강한 동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연예인 자신이 추구하는 활동의 방향성에 있어서도 소속사와 갈등을 빚고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들이 많은데 가족에게 일을 받는다면 자신의 의사가 존중되고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심리도 깔려 있다”고도 덧붙였다.

배우 장근석. (사진=소속사 제공)


위기대처 미흡, 비전문성 우려도

그러나 실제 경영 과정에선 혈연관계가 주는 안정감이 장점보단 단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다는 지적이다.

A 배우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연예인과 직원들 각자가 역할에 충실해야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이뤄진다”며 “가족경영은 혈연이란 특수한 관계다 보니 갈등 소지가 있어도 다른 주변 가족들과 관계를 의식하기 때문에 제대로 잘잘못을 가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연예인 한 명의 이미지와 매출에 가족 전체의 생계가 달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연예인 개인을 더 큰 정신적 부담, 무게로 짓누를 우려도 있다”며 “가족과 1인 기획사를 차렸던 연예인들이 더 큰 기획사에 흡수합병되거나 다른 중대형 기획사와 새로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은 대부분 이런 한계들을 실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족경영의 비전문성이 지닌 한계를 짚는 전문가도 있었다.

정덕현 평론가는 “과거사, 사생활 노출 등 연예인 개인의 이미지 리스크에 대비할 위기관리 대처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데, 전문가가 아닌 가족들이 경영을 맡게 되는 일부 사례의 경우를 보면 이런 문제점에 신속한 대처, 객관적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과거 전속계약, 가족경영 문제로 소속 가수 길건과 갈등을 겪었던 김태우 측 소속사의 대응 속도, 대처 방식이 도마에 올랐던 게 그 예”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내 엔터업계의 진출 영역이 IT 등 다른 분야로 확장되고 세계 단위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프로모션, 마케팅, 해외 진출, 팬덤 관리 등 연예인의 활동과 관련한 모든 절차상 과정에 전문적 손길이 닿는 게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경영에 참여한 가족 구성원이 전문가로서 자격, 자질 요건을 이미 갖추고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가족 경영은 안고 가야 할 리스크가 많다”고도 조언했다.

최근 MBN ‘동치미’에 출연해 인생 최고 힘든 시을 겪고 있다고 고백한 박수홍. (사진=‘동치미’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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