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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성적 '최악' 성과급 '펑펑' 정부는 공기업 추락 책임 없나

  • 등록 2021-05-04 오전 6:00:00

    수정 2021-05-04 오전 6:00:00

공기업들의 상당수가 빚더미와 적자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공공기관 경영 정보 사이트인 알리오에 따르면 2016년 9조원에 달했던 공기업 36곳의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쪼그라들면서 지난해 총 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공기업 수는 2016년 8곳에서 지난해 18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부채는 같은 기간 363조원에서 397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공기업 경영 실태 공시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여행· 레저 수요가 급감해 마사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적자로 돌아선데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공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탓이 컸다고 설명하고 있다. 적자 전환한 공기업 수는 지난해 11곳이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영난 속에서도 전체 임직원 수와 평균 연봉은 상승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공기업 직원 수는 2016년 12만6972명에서 지난해 15만50명으로 4년 새 18%나 늘었고 평균 연봉은 지난해 8156만원에 달했다. 전년(7948만원)보다 2.6% 올랐다. 적자 공기업 15곳은 1인당 1400만원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공기업들의 비뚤어진 행태는 위기 불감증과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위기가 닥치면 비용 절감, 급여 삭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발버둥치는 민간 기업과 달리 이들에게선 비상 경영의 의지도 거의 보이지 않아서다. 1949년 창사 후 첫 적자를 내고도 대표 연봉을 최고 44%(마사회)나 올린 곳이 나왔을 정도로 기득권에 안주한 조직이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를 개척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공기업들의 추락 시기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와 겹친다. 정부는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함께 낙하산 인사, 관리 감독 소홀 등이 공기업 부실화의 큰 원인이었음을 직시하고 경영 개선의 고삐를 당기지 않으면 안 된다. 공기업 부채는 유사시 정부가 떠안을 수밖에 없어 정부 부채와 다를 바 없고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공기업 부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또 하나의 짐을 미래 세대에 떠넘기는 것임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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