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팽팽한 기싸움…지지않으려 고군분투했죠"(인터뷰)

'이끼' 주인공 류해국 역…새로운 기운 얻은 느낌
  • 등록 2010-07-05 오전 11:51:27

    수정 2010-07-05 오후 1:13:41

▲ 박해일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팽팽한 기싸움 속에서 새로운 기운을 얻었달까요. 앞으로 영화를 하는 데 필요한 많은 자양분을 챙긴 것 같아요."

영화 '이끼'(감독 강우석)에서의 박해일은 그림 속에서 곧바로 튀어나온 듯 원작 만화 '이끼'와 100%에 가까운 싱크로율을 보인다.

뭔가 은폐하려는 듯한 마을 사람들을 향한 경계심 어린 눈빛, 왠지 모를 반골 기질 가득한 청년 류해국 역을 연기한 그는 캐스팅 당시부터 류해국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끼'는 폐쇄적인 농촌 마을에 들어온 청년 류해국이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치면서 마을 사람들의 비밀이 하나 둘씩 밝혀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와 한국 사회 권력의 작동기제를 날카롭게 비판한 시선 등으로 2년간의 연재기간 동안 무려 3600만 클릭 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은 작품이다.

만화 주인공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라는 평가에 대해 그는 "'캐릭터가 실제 모습과 비슷해서 좋았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실 썩 좋지만은 않았어요. 오히려 원작인물과 비슷하다 싶은 점은 일차원적인 이미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부담으로 전해져오는 부분이 있었죠."라며 말문을 열었다.

강우석 감독과의 첫 작업도 녹록지만은 않았다고. 실제로 충무로 대표 코믹·흥행영화의 귀재라는 타이틀을 지닌 강 감독과 주로 섬세한 남성 캐릭터를 연기해 온 박해일의 만남이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영화 관계자들의 큰 관심사이기도 했다.

▲ 박해일
촬영 초반에 대해 박해일은 "처음엔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을 명확히 잡는 데 제가 좀 더뎌서 고민이 많았어요. 강 감독님은 일단 준비가 되면 편집기도 없이 머릿속에 있는 걸 빠르게 진행하시는 스타일인데 전 정확하게 제가 인지하지 않으면 잘 움직이지 못하거든요. 감독님과 저의 '시간의 톱니바퀴'가 맞아 들어간 게 촬영이 1/5 정도 진행된 후였어요"라고 귀띔한다.

그가 영화에 대한 '감'을 잡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장면은 류해국과 마을 주민 전석만(김상호)의 첫 대립 장면. "송곳을 꺼내든 전석만이 해국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비로소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경험이 제게 영화에 대한 시각을 안겨준 것 같다"고 평가한다.

정재영 류해진 김상호 등 연극 무대부터 함께 해 온 쟁쟁한 선배들과의 맞대결도 무척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극중 세 사람과 한 차례 이상씩 맞붙으며 몸싸움을 벌이는 박해일은 "처음에는 마을 사람 역을 맡은 선배들 모두의 기에 눌리는 느낌이었다"며 웃음짓는다.

"전라북도 무주의 산자락에 위치한 촬영 세트장에 들어가면 일단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죠. 이장 역의 정재영 선배가 세 시간에 걸친 노인 분장을 끝내면 선배들의 눈빛과 공기가 달라진달까요.(웃음) 제가 맡은 류해국은 특히 관객들이 보는 시선의 역할을 하니까 '여기서 내가 밀리면 관객들도 같이 밀린다'는, 마치 게임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라는 것.

그렇게 몰입도가 강한 작품을 찍고 난 심정은 "굳이 3D가 아니라도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입체적인 기운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라고 설명한다.

▲ 박해일

이처럼 '센' 영화를 찍는데도 한결같이 여유로운 강우석 감독이나 선배 배우들과의 작업은 이제 영화배우로 10년차에 접어든 그에게 새로운 기운을 얻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

그동안 상업영화와 저예산 예술 영화 등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온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을 오가는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대규모 상업영화를 찍는 중간 중간 신인 감독과의 작업이나 예술 영화·단편 작품에 대한 애정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다.
 
'이끼' 홍보로 바쁜 최근에도 한 단편영화제 게스트로 참석했던 그는 "몇년 전 한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을 때 '단편영화가 영화의 미래'라는 모토에 무척 공감했어어요"라며 "계획적으로 이런 작업에 동참하지는 못하는 편이지만 도전해 볼 만한 프로젝트가 생기면 꾸준히 참여해보려구요"란다.

그러나 연기가 직업인 배우로서 사적인 영역에 대한 자유는 가능한 한 지키고 싶다.
 
"사실 사생활 또한 배우로서 보여주는 부분과 일정 정도 섞이게 되잖아요. 적어도 사생활은 자유롭게 보장돼야 쉴 수도 있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 등 연기 외적인 부분을 사양하는 건 이런 이유구요"

이번 '이끼' 홍보를 마치고는 곧바로 7월 중 새 영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는 그는 "매번 영화를 찍으면서 새로운 작업과 함께 '이제 좀 철이 들고 나잇값한다는 얘기도 들었으면 좋겠다"라며 웃음지었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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