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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복귀 후 첫 선발등판에 나섰던 두산 홍상삼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선발 투수로 제 몫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젠 또 다른 과제가 생겼다. 코치진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홍상삼은 시즌 초반 기대와 달리 부진한 모습이었다. 지난 달 24일 한화전 첫 선발 등판에서 3이닝 4피안타 4실점(4자책), 27일 삼성전에서는 구원등판해 2이닝 5피안타(홈런2개 포함), 3실점하는 등 제모습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경기 직후 2군을 통보받았다. 올시즌 역시 9승(4패)을 거둔 베스트시즌(2009년)을 재현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20여일만에 1군에 복귀한 후 홍상삼은 한결 안정된 모습을 찾았다.
복귀 첫 경기였던 22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2이닝동안 무피안타, 1사사구만을 내주고 호투했다. 이 호투를 발판삼아 24일 잠실 LG와 경기에 선발로 낙점됐다. 결과는 4⅔이닝 동안 6피안타(홈런1개 포함), 1사사구, 3실점(3자책).
한 달여만의 선발등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제구에도 안정감을 찾아갔다.
홍상삼은 호투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하체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지적을 받아서 그간 하체 중심을 잡고, 균형을 잡는 데 집중해왔다"고 했다. 투구시 하체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볼에 힘이 더 실리고 변화구도 더 쉽게 구사할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홍상삼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투구였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 듯 했다. 조금 일찍 마운드를 내려온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5회말 2사 1루 투구수는 87개. 어깨에 부하가 걸린 건 아니었다. 다만 1-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한 점을 더 내주게 되면 두산으로선 쫓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홍상삼 대신 경험이 많은 이혜천을 투입했고, 결과는 좋았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기며 결국 역전승리까지 거뒀다.
홍상삼의 호투는 침체돼 있는 팀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선발 로테이션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두산은 2달 가까이 선발에 대한 고민은 해결하지 못했다. 현재 니퍼트-김선우-이용찬 외에는 믿을 만한 선발 자원이 없는 두산으로선 다시 한 번 홍상삼의 부활투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그가 제 페이스를 찾는다면 두산은 향후 선발로테이션 운용에 숨통을 틀 수 있게 된다.
홍상삼이 이제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그는 "가장 자신있는 볼은 직구다. 조금씩 구속도 더 나올 것이고 더 좋아질 자신이 있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오직 팀 우승만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홍상삼이 무너진 두산 마운드에 귀중한 퍼즐을 채울 수 있을까,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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