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쏠린 자산운용④]“경기 덜 타는 상품 발굴 나선 기관들”

  • 등록 2018-09-18 오전 5:00:00

    수정 2018-09-18 오전 5:00:00

인프라레드가 투자한 네덜란드 철도 프로젝트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올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최선호 부동산 펀드는 ‘밸류애드(부가가치 창출 후 재매각)’였다. 개인 투자가보다 한발 앞서 시장 흐름을 읽고 앞서 나가는 기관들은 이미 향후 부동산 하락장을 예상하고 벌써부터 대비에 나선 것이다. 우량 안전자산이 아닌 밸류애드나 오퍼튜니스틱(부실 자산 인수 후 가치 향상) 펀드는 리스크는 있지만 시장 가격 하락에 덜 민감한 장점이 있다.

국내 기관, 이례적 유럽 밸류애드 펀드 선호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수적인 기관으로 정평이 난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지난달말 최대 4000억원 규모의 해외 밸류애드 펀드 위탁사를 선정에 나섰다. 펀드 설정액의 20% 정도를 밸류애드 물건에 투자하는 위탁사 1~2곳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적은 안전 자산 위주의 투자해 온 유명한 우본이 해외 밸류애드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최근 기관들의 시장전망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국내 기관들은 부동산 시장 하락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물건을 찾고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올해 유럽 지역에서 국내 기관들의 최고 각광을 받은 펀드는 이름은 덜 알려졌지만 유럽 지역 밸류애드 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인프라레드(InfraRED)’ 펀드였다. 지난 25년간 유럽 밸류애드 부동산에만 투자해 온 이 운용사는 노후화 된 자산을 인수해 리모델링 하는 밸류애드 전략을 추구해 왔다. 그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20% 이상 두 자리수를 유지해 왔다. 특히 국내에는 지난해 영국 고속철도 투자로 알려지면서 올해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유치했다.

정연희 인프라레드 대표는 “예전 기관 투자가들이 유명 대형 운용사를 선호했다면 최근 트렌드는 지역별 특화 운용사를 선호한다”며 “올들어 밸류애드 투자처를 찾는 기관이 늘면서 펀드 판매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임대주택·물류창고 등…“경기 둔감 투자처 찾아라”

국내 투자도 내년 부동산 시장 하락에 대비하는 성향이 뚜렷하다. 기존에 주를 이뤘던 코어 오피스 빌딩 대신 임대주택이나 물류창고 등 리테일로 경기를 덜 타는 상품으로 다변화하는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올초부터 서울시가 추진하는 청년임대주택사업에 적극 나섰다. 역세권 2030청년주택은 민간사업자가 주거면적 100%를 임대주택으로 지어 청년에게 입주 우선권을 주면 서울시가 3년간 한시적으로 역세권 민간토지 용도지역 상향, 절차 간소화, 세제 혜택 등을 파격 지원하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상반기 서울시 역세권 2030청년주택 사업 중 사업승인이 완료된 4곳 중 2곳(용산구 삼각지역, 마포구 합정역)에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이어 올해 2곳에 추가로 금융주선 및 지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임대주택 사업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기숙사 등 임대주택은 가격 하락시 타격을 가장 적게 받는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창고도 경기 둔감형 투자로 기관들의 선호 대상이다. 최근 국민연금과 행정공제회는 공동으로 국내 물류창고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장되는 가운데 물류창고 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미국 아마존과 같은 최첨단 물류창고 시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에 부응하는 국내 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기관들이 물류창고 전용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경기 하락을 대비하고 미리 대책에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은 지난해 국내 주식 활황을 예측해 미리 자산을 배분했다”며 “그 결과 높은 코스피 수익률을 낸만큼 큰손들의 발빠른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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