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늘어지는 남양유업-한앤코 2차전…“판세 기울었는데”

법률 대리인 교체 나선 남양유업
다가오는 변론 기일…“반전 쉽지 않아”
한앤코, 남양유업 오너일가에 손배소 제기
  • 등록 2022-11-26 오전 9:00:00

    수정 2022-11-26 오전 9:00:0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003920)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인수합병(M&A) 계약 불이행 소송 2차전이 시작부터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차전 변론 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홍 회장 측 대응은 한없이 더딘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판세를 뒤집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승산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추가 압박에 나섰다.

남양유업-한앤코 2차전, 더딘 대응에 지지부진

25일 IB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이 주식 양도 소송 1심에 패소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의 변론 기일은 내달 8일이다. 홍 회장 측은 지난 9월 22일 본안소송 1심에서 한앤코에게 패소한 바 있다. 재판부는 “홍 회장 일가는 한앤코에 계약대로 주식 이전 전자 등록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불복에 나선 홍 회장 측은 지난달 4일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항소 이후 한 달 반이 넘도록 소송 대리인을 확정하지 않고, 항소이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어왔다. 지난 11일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 연기를 신청했고, 최근에서야 법무법인 바른으로 대리인을 새로 내세웠다. 엘케이비앤(LKB&)파트너스와 함께 진행했던 본안소송 1심과 가처분 소송 등이 모두 패소하자 대리인을 바꿔 기울어진 판세에 반전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새로 소송 대리를 맡은 바른의 변호사 상당수가 판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다만 업계에서는 홍 회장 측의 항소심 승산을 낮게 보고 있다. 항소심에서 판을 크게 바꿀 만한 카드를 새로 꺼내기도 쉽지 않은 데 ‘몽니’를 길게 부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1심 재판부에서도 △백미당 분사 △김앤장 쌍방대리 등 핵심 쟁점에 대해 홍 회장 측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1심 결과에서 드러난 것은 홍 회장 측이 수천억짜리 M&A 거래를 진행하면서 믿기 어려울 만큼 부실하게 절차를 밟았다는 점이고, 항소심도 그걸 재확인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이 제기한 항소심 진행이 더딘 가운데 한앤코는 별도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법부법인 화우를 통해 홍 회장 등 남양유업 오너 일가를 상대로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체적인 손해배상 청구액은 나오지 않았다. 항소심에서도 홍 회장 측이 같은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면 손해배상 소송에서 책임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4월 남양유업은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하고,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면서 사태가 커졌다. 같은 해 5월 홍 회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보유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한앤코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홍 회장이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하고 지속적으로 미루다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남양유업 측에서는 한앤코 측의 사전 합의 사항 이행 거부가 문제라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1년 넘은 법정 다툼, ‘빈집’ 되어가는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법정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남양유업은 3년 넘게 장기 적자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 3분기까지 13분기 연속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2536억원, 영업이익은 18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 적자는 603억원이다.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 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전체 2200여명 중 임원을 제외한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나 응한 직원 수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경영권 매각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기에 교체 결과가 나오기까지 응할 이유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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