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꺼리는 내시경검사...질병조기 발견 치료 '일등공신'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
  • 등록 2021-12-29 오전 6:56:49

    수정 2021-12-29 오전 6:56:49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 연말연초가 되면 세우는 여러 계획 중 단연 관심이 높은 분야는 아마 건강일 것이다. 그래서 이즈음 병원은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보통은 나라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건강검진을 가장 많이 받는다. 이 검진은 신체기초검사, 혈액검사 등 기본검진항목과 성별·연령별에 따른 공통질환 검사항목으로
박재석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
구성된다. 또 만 20대 이상이 되면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40대 이상이 되면 위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등 5대암 검진도 주기적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더해 개인별로는 기존에 앓았던 병력과 현재 몸의 증상 등을 고려해 초음파나 CT, 면역력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선택해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것이 내시경을 활용한 검사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이 내시경 검사 때문에 건강검진 자체를 꺼리는 경우거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는 내시경 검사에 앞서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가령 검사 날짜와 시간을 기준으로 식단 조절과 금식을 해야 하고, 특히 대장내시경을 받기 위해서는 장을 깨끗하게 비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다소 비위에 맞지 않는 장세척제를 2ℓ씩이나 마셔야 하고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하는 불편함과 거북함을 참아내야 한다는 주변의 말만 듣고 지레 포기하는 분들도 실제로 많다.

하지만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 위 내시경을 통해서는 식도와 위, 십이지장을 관찰해 염증이나 위암, 위용종, 십이지장궤양 등을 진단할 수 있다. 또 대장내시경은 초기 증상이 없어 위험한 대장암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로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대장암의 경우 1기일 때 90% 이상 치료가 가능하고, 생존율도 75%에 이를 정도로 높다. 내시경을 진행하면서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선종성 용종을 검사 도중 바로 제거할 수도 있다.

일단 위·대장시경을 통해 용종을 제거한 후 조직검사 결과 암으로 확진되면 MRI나 PET CT 등의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전이병소를 포함한 수술범위와 치료방법 등을 결정해 치료한다. 조기암이라면 내시경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 위나 대장을 절제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 시 올 수 있는 체중감소나 구토, 설사, 복통 등 삶의 질을 저하하는 후유증도 없다. 최근에는 일반 내시경으로는 관찰할 수 없어 진단과 치료가 힘들었던 담도·담낭 질환을 특수내시경(스파이글래스)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도 있게 됐다.

따라서 40세 이후부터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적어도 5년 주기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고, 용종 등 이상이 발견됐다면 1~2년 단위로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장청결제를 섭취하는 일, 식단조절과 금식 등 하루 이틀간의 일시적인 불편함을 참아낸다면, 보다 건강한 일상으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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