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 폭 줄여라”...대출 내리고, 예금 올리고

예대금리차 7년 7개월만에 최대치 기록
은행들, 여론 달래려 경쟁적으로 금리 조정
  • 등록 2022-07-04 오전 7:16:22

    수정 2022-07-04 오전 7:16:22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당국을 비롯해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들의 ‘이자장사’ 행태에 경고메시지를 내놓자, 은행들이 발빠르게 금리를 조정하고 나섰다. 기존 대출자는 물론 신규대출자를 대상으로 금리 인하를 진행하는 한편 조건없는 고금리 특판 예금 상품을 줄줄이 내놓는 등 예대금리차를 축소하고 있다.

3일 신한은행은 6월30일 기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해 1년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부담하는 연 0.2% 가산금리를 1년간 은행이 대신 내겠다고 밝혔다. 또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로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2년간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부담하는 ‘금융채 2년물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서민 지원 상품인 새희망홀씨 신규 금리를 연 0.5%포인트 인하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구축 중이고, 정확한 적용시기 및 대상고객 수도 구축이 완료되는 시점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신규 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고객에겐 각각 최대 0.35%포인트, 0.30%의 우대금리도 적용키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기존 대출자 및 취약 차주 금융비용 경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대금리 적용폭을 확대했다. 고정금리 주담대(은행채 5년물 기준) 중 기존 7등급 이내에만 적용하던 1.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일괄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기던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가 현재 5% 수준까지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 등 주택관련대출 금리를 0.1%포인트씩 낮췄고,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금리를 최대 연 0.41%포인트 낮췄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고객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지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금융업계에서는 수백억원의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금리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특판 상품인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과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을 내놨다. 10만 계좌 한도로 출시된 페스타 적금은 주(週) 단위로 납입하는 만기 10개월 자유 적금으로, 최고 금리가 연 4.0%에 이른다. 1년제 정기 예금인 S드림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연 3.2%)도 3%를 넘으며, 한도는 1조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최고 금리가 연 3.20%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내놨다. 조건이 없어 불티나게 팔리며 출시 6일 만에 소진됐다. 우리은행은 예상보다 소진 한도가 빨라 1조2000억원의 추가 한도를 설정해 판매중이다. NH농협도 오는 11일께 우대금리 0.4%포인트(p)를 포함해 금리가 연 3%대인 정기예금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금금리는 높이는 배경은 지나친 예대금리차(마진)에 대한 금융당국과 정치권, 여론의 부정적 기류에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 잔액 기준 총수신(예금) 금리는 1.08%, 총대출 금리는 3.45%로 예대마진은 2.37%포인트 수준이다.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에게 합리적인 금리산정을 요구하며 은행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직격탄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0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운영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지속해서 높여 나가야 한다”며 “금리는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있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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