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외환점검팀 태스트포스(TF)를 신설키로 했다. TF를 통해 일정금액 이상 및 최초 송금거래는 외환지원센터 처리만 가능하도록 프로세스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NH농협은행은 외환 송금거래에 대해 취급 적정성 점검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일정금액 이상 영업점 취급 송금거래는 외환지원센터에서 일별 모니터링을 진행키로 했다.
하나은행도 영업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방지를 위해 전산 체크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영업점 외화송금 건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해 본점 외환부서 내에 2차 스크리닝팀을 운영해 추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4분기부터는 TBML(무역기반 이상거래) 방지를 위해 수출입 거래에 적용 중인 ‘트레이드 와치(Trade Watch) 시스템’을 송금거래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외화송금 이상거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영업점들의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전 지점에 ‘금융감독원 검사 관련 외환 영업 유의·개선사항 안내’ 문서를 배포했다. 이에 따라 첫 수출입 거래를 하는 기업에 대해서 은행원의 현장 방문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외화송금을 희망하는 기업이 실제 매출과 자본금이 있는 정상 법인인지를 현장에서 살피라는 것이다. 현재 종이로 보관하고 있는 지급신청서·증빙서류·영수확인서 등 외환문서를 전산화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외환 이상거래 논란은 지난 6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관련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특히 신고된 이상 거래 내용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나 자금세탁에 악용됐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검찰, 국정원까지 개입하며 사안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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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선 은행들이 너무 ‘뒤늦은 대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새로운 내용은 없고 기존에 이행하던 내용을 환기하는 수준이라 제대로 된 대책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이상거래 얘기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송금해준 죄’ 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한번 더 현장 검증을 했다거나, 추가 모니터링만 해도 이상한 점을 잡아냈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불법성이 보인다고 언급한 만큼, 은행들도 외환취급 업무 사전점검 소홀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