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0일' 오늘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결정 촉각

의대 증원·배분 처분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16~17일 중 결론…1심 "제3자 불과" 각하
항고심 재판부, 2000명 결정근거 제출 요구
기각시 계획대로 정원 확대…인용시 불가능
  • 등록 2024-05-16 오전 5:30:00

    수정 2024-05-16 오전 5:30: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 확정 여부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법원의 결정이 이르면 오늘(16일) 나온다. 지난 2월6일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전격 발표한 이후 정확히 100일째 되는 날이다. 불복하는 쪽에서 재항고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여부는 이번 결정으로 확정된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배성원 최다은)는 이르면 오늘 또는 내일 중 정부의 의대 증원·배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 항고심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집행정지 신청은 의과대학 교수, 대학병원 전공의, 의대 재학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함께 이뤄졌다. 집행정지란 행정처분 취소소송이 제기됐을 때 법원이 처분의 집행이나 절차의 속행을 잠정적으로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1심은 “신청인들은 제3자에 불과하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1심 재판부는 “정부가 발표한 의대 증원의 상대방은 ‘대학의 장’으로 교수, 전공의, 재학생, 수험생 등은 집행정지를 구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지금까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건의 집행정지 신청 사건과 동일한 결정이다.

다만 항고심 재판부는 원고 적격성을 인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심문에서 “(의대) 정원이 늘면 처분의 직접 대상자인 대학 총장이 법적 다툼을 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그렇다면 국가가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경우 다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고 그런 결정은 사법적으로 심사·통제할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행정 행위는 사법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최근 판례를 보면 제3자의 원고적격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원의 결론 전까지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최종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에 의대 증원 처분과 관련한 추가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이에 기존 법원 판단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법원 측은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해당 사건의 실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판사 출신 이규호 법무법인 선해 변호사는 “항고심 재판부가 심문단계에서 미리 최종적인 결론을 내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신청인 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될 수 있음을 전제로 사안의 실체에 대한 판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근거자료 제출 등 석명(사실을 설명해 내용을 밝힘)을 구한 것이 신청인 적격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심증을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비슷한 예로, 임대료 상당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사안으로 우선 판단되더라도, 객관적인 임대료가 얼마인지에 대한 감정을 일단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항고심 재판부가 1심과 동일하게 판단해 ‘항고기각’한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는 정부의 계획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신청인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항고심이 신청인 적격을 인정하고 청구를 인용한다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처분은 즉각 집행이 정지된다. 각 대학은 이번 달 말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해 증원을 최종 확정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재항고를 하더라도 대법원 판단이 이달 안에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서울고법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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