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송지효, "첫 발부터 마지막까지 내내 고비였다" (인터뷰)

  • 등록 2008-12-29 오후 2:14:14

    수정 2008-12-29 오후 2:15:57

▲ 송지효(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송지효는 영화 ‘쌍화점’(감독 유하)에서 고려 왕(주진모 분)의 부인을 연기했다. 송지효가 맡은 고려 왕의 부인, 즉 왕후는 원나라의 공주였다. 고려를 속국으로 삼았던 원나라였기에 왕후의 권세는 왕을 능가했다.

그러나 왕은 왕후를 품지 않았다. 왕은 왕후 대신 자신을 보위하는 호위무사 홍림(조인성 분)을 사랑했다. 왕후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왕을 감내했고 왕의 사랑을 받는 홍림을 증오했다.
 
유하 감독은 왕이 주도한 홍림과 왕후 사이 ‘대리합궁’ 장면을 빌어 인물간의 파국을 촉발시킨다. 그 파국은 홍림을 통해 남자의 몸과 마음을 사랑하게 된 왕후의 ‘자각’이 출발점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둔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송지효를 만났다. 송지효는 자신이 연기한 왕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가 가장 먼저 궁금했다.

“왕후는 굉장히 외롭지만 어느 누구한테도 기댈 수 없는 여자예요. 위엄과 권위로 자신을 가리고 있지만 그 안을 보면 굉장히 공허한 삶을 살고 있는 여자죠. 그 여자가 홍림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며 왕후 이전에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쌍화점’의 중요한 모티브 중 하나였어요.”

송지효는 증오하던 대상을 어느 순간부터 사랑하게 되는 왕후의 심리변화에 공감은 갔지만 그것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유하 감독은 왕후의 극적인 심리변화를 눈빛뿐만 아니라 남자를 통해 느끼는 몸의 언어로 이끌어내길 원했다.

“‘쌍화점’에서 정사신은 영화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은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하지만 정작 촬영을 할 때에는 몸의 어디가 얼마만큼 보이느냐 보다 ‘격정에 빠져드는 왕후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내야 하나’에 더 많은 신경을 썼죠. 왕후의 심리 표현, 그게 늘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송지효는 여배우로서는 용기이자 도약이며, 한편으로는 꼬리표가 될 정사장면에 대해 “이미 촬영을 끝낸 상황이기 때문에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며 “‘쌍화점’의 시나리오를 받고 그 누구보다 왕후 역을 하고 싶었다. 그 왕후의 심리를 내 연기를 통해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할 지가 사실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의 송지효와 극중 왕후 사이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가 있을까? 극중 왕후와 실제 성격 사이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를 물었다. 송지효는 왕후와 자신의 닮은 점을 찾기 보단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말로 차이를 설명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왕후처럼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속으로 삭히기 보다는 다른 것을 찾으려 애쓰는 편이에요. 충동적으로 여행을 가다거나 서점에 가서 책을 산다거나. 충동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그런 식으로 외로움을 해소하죠.”

그러면서 털어놓는 송지효의 일상은 평범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집 근처 호수공원을 자전거로 둘러보고, 혹은 동네 서점을 다니며 책을 사거나 버스를 타고 강남의 소속사까지 왔다갔다 한다는 것이다.
▲ 송지효(사진=한대욱 기자)


‘쌍화점’이 개봉하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영화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 느낌을 나눌 것이다. 마지막으로 송지효에게 ‘쌍화점’은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고 물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영화 '쌍화점'은 배우 송지효에게 고난과 험난함, 이 모든 고된 여정이 담긴 산과 같다. 영화를 마치고 나니 큰 산을 하나 넘은 것 같다는 그녀다. 물론 산에서 내려와 뒤를 돌아보니 그 뿌듯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마지막 발을 떼는 순간까지 내내 고비였어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산이었기에 고단함도 있었고 초조함도 있었고 긴장감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넘긴 후에 맛본 뿌듯함은···. 다른 작품에서는 쉽게 맛보지 못할 값진 경험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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