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무대 뒤, 주연보다 빛나는 '100명의 숨은 히어로'

10초 만에 의상 갈아입고
가발 핀은 땀으로 녹슬어
무대 곳곳에 '소품 200개'
  • 등록 2020-07-18 오전 7:30:01

    수정 2020-07-18 오전 7:30:01

뮤지컬 ‘모차르트!’의 백스테이지 프레스콜에서 한정임 의상 디자이너가 설명하고 있다(사진=EMK뮤지컬컴퍼니)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에서 화려한 의상과 가발, 순식간에 전환하는 무대를 보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이를 위해 무대 뒤에선 수 많은 스태프가 날마다 전쟁을 치른다. 어떤 작품보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뮤지컬 ‘모차르트!’가 대표적이다. 한 회당 40여 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에는 배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여 명의 스태프가 무대 뒤에서 175분 공연 내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번 시즌 ‘모차르트!’가 10년 역사의 정점을 찍었다는 극찬을 받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일등 조력자’ 스태프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막이 오르면 가장 분주한 장소는 ‘퀵 체인지 룸’(Quick change room)이다. 의상을 갈아입으려는 배우들로 늘 북적이는 이 곳에선 5~6명의 스태프가 웅크린 채 배우들의 의상 교체를 돕는다. 간간히 옷감이 찢어지거나 장식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를 대비해 바늘과 실, 옷핀 등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의상 교체는 한 사람이 겉옷을 갈아입히고, 다른 사람은 바지를 갈아입히는 식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공연에선 500벌 이상의 옷이 쓰인다. 한정임 의상디자이너는 “남자 배우의 경우 자켓, 브라우스, 베스트, 바지, 스타킹, 구두 등을 한꺼번에 갈아 입어야 하는데, 능숙한 배우는 10초 만에도 가능하다”며, 웃었다.

‘모차르트!’는 가발이 성행했던 18세기 중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등장인물 모두가 전용 가발을 사용한다. 배우당 2~3개의 가발이 필요하다 보니, 회차당 사용하는 가발만 무려 110여 개에 달한다. 분장·가발 팀 스태프들이 바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은 손상된 가발을 펴고, 바르게 단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는 “배우들이 워낙 땀을 많이 흘려 (가발을 고정한) 핀이 녹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손상된 가발을 보수하는 데에는 ‘가발 스티머(steamer)’를 활용한다. 빵을 굽는 제빵기의 원리로 만들어진 이 기계에는 한꺼번에 6개의 가발이 들어간다. 헤어 드라이기처럼 가발의 ‘스타일링’도 가능하다.

무대에서 쓰이는 소품은 크기는 작아도 무대에서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소품 하나로 인물 캐릭터를 묘사하거나, 작품의 주제를 전달할 때도 있다. 예컨대 ‘모차르트!’에서는 극중 모차르트의 분신인 ‘아마데’가 항상 들고 다니는 마법상자에 하얀 깃털펜을 넣어 ‘순수함’을 표현했다. ‘모차르트!’에는 무려 200개 이상의 소품이 곳곳에 활용된다. 조윤형 소품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콜로레도 대주교의 실험실에 등장하는 각종 소품을 비롯해 100개 이상 새롭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절정으로 치닫던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낼 때, 무대 뒤에서 배우보다 더 긴장하며 뛰어다녔던 스태프들도 그제서야 환하게 웃는다. 공연을 진행하면서 300회 이상 ‘큐’ 사인을 보내던 정은용 제작감독의 손끝이 멈추는 순간이기도 하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개막 직전까지도 코로나19로 공연을 못 할까봐 걱정했다”면서 “공연을 하는 것이 너무 소중해서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트라 등 170여 명의 인원이 매회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수, 박강현, 박은태, 김소향, 김연지, 해나, 민영기, 손준호, 윤영석, 홍경수, 신영숙, 김소현 등이 출연하는 ‘모차르트!’ 10주년 공연은 오는 8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7만~15만원.

뮤지컬 ‘모차르트!’의 백스테이지 프레스콜에서 김유선 분장 디자이너가 설명하고 있다(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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