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작년 세수펑크 56조원, 주먹구구 세수추계 더 없어야

  • 등록 2024-02-02 오전 5:00:00

    수정 2024-02-02 오전 5:00:00

지난해 세수가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기획재정부가 그제 발표한 ‘2023년 국세수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44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예산(400조 5000억원) 대비 56조 4000억원이나 덜 걷혀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펑크가 났다. 전년도 실적(395조 9000억원)과 비교하면 51조 8000억원이 줄어 이도 역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재정운용은 두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하나는 극심한 세수가뭄이다. 경기 악화로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무려 70.4%나 격감했다. 그 여파로 법인세가 전년 대비 23조 2000억원이나 줄어 전체 세수 감소액의 45%를 차지했다. 자산시장 침체와 수입 감소 등의 여파로 양도소득세·부가가치세·종합부동산세·관세 등 거의 모든 세목이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의 재정정보공개 시스템 ‘열린 재정’에 따르면 2007년 이후 현재까지 세수 실적이 전년대비 감소한 경우는 2009·2013·2019·2020년과 지난해까지 다섯 번 있었다. 이 중 앞 세 차례는 감소폭 1조~2조원 수준이었고 코로나19 때인 2020년에도 8조원 정도였다. 지난해 50조원이 넘는 막대한 세수감소가 발생한 것은 유례 없는 일로 재정기반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부실한 세수추계다. 지난해 본예산 대비 실적의 비율인 세수추계 오차율이 -14.1%나 됐다. 부실한 세수추계는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막대한 초과세수 발생으로 오차율이 각각 21.7%와 15.3%를 기록했다. 오차의 진폭을 따지면 35.8%포인트나 된다. 이 정도면 주먹구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차는 피할 수 없지만 그 범위가 4~5%를 넘으면 곤란하다.

56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세수펑크는 경제성장 실패와 세수추계 실패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지난해 특별한 경제위기가 없었음에도 성장률이 1.4%에 그쳤다. 무너진 재정기반을 재구축하려면 경제를 성장궤도에 다시 올려놓아야 한다. 세수추계의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도 시급하다. 부실한 세수추계는 재정사업 부실로 이어져 재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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