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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응답하라 1994’가 생각난다. 묵직한 가운데서도 웃음을 주고, 별 것 아닌 장면에서도 디테일을 살리는 ‘생활 연기’의 달인이라 부르고 싶은 마동석. 입에 착착 붙는 그의 말투는 표준어인지 사투리인지 분간 하기 어려울 만큼 독보적이다. ‘응답하라 1994’에 마동석이 나왔다면 어떨까 생각하며, 그가 그토록 출연하고 싶다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나온다면 어떨까 상상해보며, 마동석의 두 작품 속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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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재발견은 ‘귀요미’ 캐릭터에서 시작됐다. 험상 궂은 느낌의 외모, 돌덩이처럼 단단할 것 같은 몸, 한번 맞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실어증’에 걸릴 수 있을 것 같은 두툼한 손바닥. 부리부리한 눈에 시커먼 눈썹, 거친 입술까지, 마동석은 ‘산적’ 그 느낌 그대로였다. 그가 그 동안 숱한 작품을 통해 살인마나 폭력배 등 센 캐릭터를 도맡은 이유였을 거다.
무서운 느낌의 인물이지만 그 모든 게 아내를 위한 사투라 생각하니 짠하게 느껴진다. 또한 나쁜 마음을 먹고 고은아에게 접근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부끄러워하고, 자신을 “착한 어린 양”이라 말하며 기도하는 이의 손을 뿌리치지 못하는 여린 영혼이다. 그래서 그가 “아멘”이라고 속삭인 끝에 욕설을 내뱉는 장면 또한 웃음을 짓게 한다.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지는 마동석의 모습이 관객들 역시 “반전이다”고 꼽는 대목이다. ‘더 파이브’는 마동석의 귀여운 매력에 무겁고 어둡고 잔인한 기운 속에서도 활기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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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선 마동석의 생활 연기가 일품이다. 곳곳에 애드리브도 들어갔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여자친구와 말로 벌이는 싸움은 웃음이 폭탄처럼 터진다. 결혼을 앞두고 왠지 모를 긴장감과 불안감 때문에 ‘그곳’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탓에 비뇨기과를 찾는 이 남자의 매력은 끝이 없다. 비교기과 관리 팀장으로 등장하는 배우 이희준과의 연기는 마치 즉석에서 이뤄진 듯 자연스럽다.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두 배우의 말과 행동은 ‘덤앤 더머’의 콤비를 보는 듯 즐겁다.
‘결혼전야’에서 그와 호흡을 맞추진 않았지만 그의 연기를 지켜봤다는 배우 이연희는 “워낙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는 데 익숙한 배우라 어떤 연기도 일상처럼 소화한다는 게 그의 탁월한 강점인 것 같다”며 “시사회때 처음 영화를 봤는데 마동석-구잘 커플이 나올 때는 웃음이 멈추질 않더라”고 말했다. 마동석 역시 “그 동안 거친 캐릭터로 강한 작품에서 인사를 많이 드렸다”며 “이번 작품들을 계기로 로맨틱 장르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