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습 루슈디, 단골 하루키…노벨문학상 누가 품나

예측 깬 밥 딜런·구르나 수상자들
베팅업체 살만 루슈디·미셸 우엘벡
하루키·티옹오·콩테·고은 등도 거론
6일 내일 저녁 8시 온라인 생중계
  • 등록 2022-10-05 오전 6:40:00

    수정 2022-10-05 오전 9:02:4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비유럽, 여성, 동시대 목소리를 반영한 작가일까. 혹은 또다시 모두의 예측을 깰 의외의 인물일까. 해마다 이맘때면 전 세계 문인들의 시선은 스웨덴 한림원으로 모인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6일 오후 8시 발표된다. 발표를 앞두고 수상자 관측 열기가 뜨겁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8명의 수상자 중 95명이 유럽 또는 북미 출신이었다. 이중 102명의 남성이 수상한 반면, 여성 수상자는 16명에 그쳤다. 노벨상 가운데 문학상은 매해 예측 어려운 시상으로 꼽힌다. 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2016년) 수상이 그랬고, 지난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출신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수상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노벨상 특수를 노린 출판사의 예상 목록에 단 한 번도 거론된 적 없는 수상자가 나와 세계 문학 팬들을 놀라게 했다.

출판업계는 “그동안 한림원을 향한 언어 성별 지역적 편향에 따른 다양성 부족 해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세계 문학을 만나는 통로임은 분명하다. 시대를 관통하고 화두를 던지는 작품에 무게를 둔다. 시대정신의 총화이자 인류 지성을 계측할 수 있는 상”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는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베팅업체 상위권 ‘미셸 우엘벡’·‘살만 루슈디’

올해도 발표에 앞서 해외 배팅업체들은 수상자를 점치며 순위를 매기고 있다. 수많은 호사가와 도박사들이 수상자를 예측하지만 대개는 빗나간다.

영국의 래드브록스, 나이서 오즈 등 베팅 업체들은 올해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64)과 아니 에르노(82), 케냐의 응구기 와 티옹오(84)을 유력 수상 후보로 꼽고 있다.

래드브록스의 배당률은 미셸 우엘벡이 7배, 살만 루슈디 8배, 응구기 와 티옹오가 10배, 스티븐 킹 10배, 아니 에르노가 12배였다. 나이서 오즈는 미셸 우엘벡 6~8.5배, 응구기 와 티옹오 10~11배, 살만 루슈디 5.5~12배, 아니 에르노 8~13배, 앤 카슨 5~15배 순으로 점쳤다. 이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베팅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로, 배당률이 낮을수록 수상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두 베팅 업체 모두 유력한 수상자로 꼽은 미셸 우엘벡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는 논쟁적인 작가다. 스무 살 무렵부터 여러 시 창작 모임에 참여하며 문학 활동을 시작했고, 첫 시집 ‘행복의 추구’로 트리스탕 차라 상을, 두 번째 시집 ‘투쟁의 의미’로 플로르상을 수상했다. 특유의 도발적인 문체로 현대 서구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소설을 주로 발표해왔다.

살만 루슈디의 ‘악마의 시’ 1~2권(사진=문학동네).
지난 8월 뉴욕서 피습당한 살만 루슈디도 유력 후보다. 루슈디는 당시 미국 뉴욕에서 대중강연 도중 이슬람 신도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10여 차례 칼에 찔려, 팔과 눈을 다쳤다.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인해 이슬람 종교 지도자로부터 암살 대상에 지목돼왔다. 흉기 피습 사건이 상당히 최근인데다가, 이런 흉악한 테러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루슈디의 수상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특히 ‘한밤의 아이들’로 부커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무이한 인물로, 독보적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인도 뭄바이 태생의 영국 작가다.

지난해 아프리카 출신 작가에게 상이 돌아갔기 때문에, 작가의 출신 대륙 안배를 하는 한림원 특성상 티옹오는 올해 수상 가능성이 낮을 거라는 예상이 많다. 서구 문학에 밀려 변방 취급 받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 통찰력 있는 작품이 많아 예의주시할 만하다는 관측도 있다.

마리즈 콩데·아니 에르노 등 여성작가도 유력

중남미 카리브지역 출신인 마리즈 콩데(85)는 흑인과 여성, 식민지인으로 겪었던 인종·계급·성별 간 격차 문제를 조명해온 만큼 유력한 여성 후보다. 특히 미투 논란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않은 2018년 스웨덴 작가·배우·언론인 등이 대안으로 만든 ‘뉴 아카데미 문학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여성 작가인 아니 에르노도 자전적이면서 사회학적인 작품을 써왔다. ‘탐닉’, ‘남자의 자리’, ‘단순한 열정’ 등 여성 내면의 욕망과 감정을 또렷하게 쓰는 여성해방문학 작가인 동시에 대중성도 획득했다는 평가다. 의외의 인물로는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75)이 있다. 10배 배당률을 받아 이름을 올렸다.

작가 마리즈 콩데(사진=은행나무 제공).
아시아권 작가는 관심 밖인 분위기다. 단골 후보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3)의 수상 기대감은 예년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근작을 보면 영향력을 발휘할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평이 적지 않다. 현재 베팅업체 순위 7위께 올라 있다. 일각에선 ‘이제 탈 때가 됐다’는 인식도 확산하는 분위기라 희박하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2012년 중국의 모옌 작가 이후 10년간 아시아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한 만큼 하루키의 수상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8년 성추행 논란에도 시인 고은(89)도 목록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수상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배당률 18~26배로 48명의 후보군 중 25위에 머물러 있다. 이외에 중국의 옌롄커(64)와 위화(62) 등이 수상 후보에 올랐다.

출판사 한 관계자는 “2016년 미국 가수 밥 딜런과 지난해 구르나 수상 이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작년 수상 당시 구르나의 책은 국내 출간된 적이 없었다. 국내 출판사들은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한 작가가 선정돼야 노벨문학상 특수를 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표>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목록

▲2021년: 압둘라자크 구르나(탄자니아/영국·소설가) - ‘낙원’ ‘바이 더 시’ ‘탈영’

▲2020년: 루이즈 글릭(미국·시인) - ‘아베르노’ ‘야생붓꽃’

▲2019년: 페터 한트케(오스트리아·소설가) - ‘나는 상아탑의 주인’ ‘문학은 낭만적이다’

▲2018년: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소설가) - ‘죽은 이들의 뼈 위로 경운기를 몰아라’

▲2017년: 가즈오 이시구로(영국·소설가) - ‘남아 있는 나날’ ‘위로 받지 못한 사람들’ ‘나를 보내지 마’

▲2016년: 밥 딜런(미국·싱어송라이터) -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블로잉 인 더 윈드’ ‘바람만이 아는 대답’(자서전)

▲2015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작가)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 증인·어린이를 위한 솔로’ ‘아연 소년들’ ‘죽음에 매료되다’

▲2012년: 모옌(중국·소설가) - ‘붉은 수수밭’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

▲1953년: 윈스턴 처칠(영국·정치인) - ‘제2차 세계대전’(회고록)

※2018년은 미투(Me Too) 파문으로 시상하지 않고 2019년 당해 수상자와 함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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