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영상기업 ‘루닛’이 자체 진단한 ‘글로벌 다크호스’ 도약 비결이다. 루닛은 GE헬스케어·후지필름·필립스 등에 잇따라 자사 AI 영상판독시스템을 탑재하는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AI 영상판독시스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엑스레이는 3차원으로 구성된 인간의 몸 조직을 2차원 이미지로 압축해 의사들이 뼈 뒤에 숨어 있는 병변을 정확하게 찾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다. 판독 숫자도 하루 100장 이내로 한계가 뚜렷했다. 반면 AI는 99%의 정확도로 수천 장의 의료영상을 단시간에 판독할수 있어 새로운 글로벌 트랜드로 급부상했다.
국내 기업들이 IT 강국이라는 텃밭의 강점을 살려 의료기기에 4차산업 기술을 누구보다 앞서 접목, 제품 경쟁력을 높이면서 ‘디지털 의료기기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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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들이 뛰어들자 국내 업체들은 양질의 데이터로 AI 기계학습을 시키며 격차를 벌렸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우리나라 AI 기술은 국제 인공지능 경진대회에서 구글·IBM 등을 제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여기에 양질의 데이터로 기계학습을 시키자, 기술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11명의 전문의를 채용해 전 세계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의료영상 데이터 중 양질의 기계학습용 데이터 선별에 투입했다. 뷰노는 데이터 수집·가공을 위해 전문의가 주축인 의학실을 운용 중이다.
여기에 우수한 국내 IT 인재풀이 디지털 의료기기 경쟁력을 높였다.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은 “초음파 영상진단장치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 수출국”이라면서 “초음파가 디지털화되면서 복부에서 뇌까지 촬영 범위가 확대됐고, 이동형·모바일·원격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음파 기기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게 한국 IT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GE·지맨스 등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는 아예 한국에 초음파 기술연구소를 두고, 관련 연구원들을 모조리 국내 IT 인재로 채웠다고 귀띔했다. 급기야 GE·지맨스는 초음파 기기 생산공장을 한국으로 이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