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인슐린처럼 집에서 관리…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프론티어]⑦한올바이오파마
자가면역항체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성공
10여년 전부터 '바이오' 올인
대웅제약 계열사 편입되며 시너지
  • 등록 2017-11-24 오전 5:25:00

    수정 2017-11-24 오전 5:41:06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자가면역치료 항체신약 후모 ‘HL161’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올바이오파마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자가면역질환 중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같은 염증질환은 약으로 관리가 가능해졌지만 중증근 무력증, 천포창, 시신경 척수염, 특발성 혈소판감소성자반증 같은 이름도 어려운 자가면역질환은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으로 이들 희귀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수 있다.”

박승국(54)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개발 중인 자가면역치료 항체신약 후보물질 ‘HL161’의 미래를 확신한다. 혈액 속 면역성분인 면역글로불린에 불균형이 생기면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 면역글로불린 중 자기를 스스로 공격하는 자가공격항체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돌려 혈액 속 자가공격항체를 걸러낸 뒤 다시 넣어주는 혈장분리 반출술이나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을 주입해 자가공격항체의 농도를 낮춰주는 치료를 했다.

박 대표는 “두 치료법 모두 1주일 정도 입원이 필요하고 혈장분리 반출술은 투석과정에서 저칼슘혈증, 저혈압, 혈액응고의 부작용이,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요법은 1000여명분의 헌혈에서 모은 면역글로불린을 쓰기 때문에 급성신부전이나 쇼크,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들 치료법은 자가공격항체가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효과가 일시적임에도 미국에서 한 번 치료에 1만~2만달러에 달할 만큼 고가여서 미국 시장규모가 75억달러(약 8조원)에 이른다.

HL161은 우리 몸이 자가공격항체를 재활용하지 못하게 막아 자가면역질환이 생기지 않게 만든다는 강점을 지닌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2011년 이 약 개발에 착수했다. 동물실험에서 면역글로불린 수치를 70%나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전세계에서 4~5개 제약사가 한올바이오파마와 유사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경쟁품은 대용량 정맥주사(링거)를 1주일에 1~2회 맞아야 하는 반면 HL161은 1~2주에 한 번만 맞으면 되고 무엇보다 인슐린 같은 피하주사 형태라 환자 스스로 맞을 수 있다. 그는 “주입 양은 줄이면서 유효물질을 고농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며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시장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HL161은 동물실험 결과만으로 지난 9월 중국에 810만달러(약 915억원)에 기술수출됐다. 동물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임상시험에 들어가자 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단순히 기술이전으로 연구를 종료하는 게 아니라 개발사가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그만큼 글로벌 제약사들도 성공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1호 바이오의약품인 ‘상피세포성장인자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를 개발한 인물이다. 2000년대 중반 한올바이오파마가 바이오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2007년 합류했다.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07년 단백질 엔지니어링 원천기술을 가진 프랑스 노틸러스바이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단백질 구조를 바꿔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바꾸는 기술이 뛰어났다. 인수 후 한올바이오파마는 먹는 인터페론과 성장호르몬을 개발했다. 인터페론은 C형간염 치료에 쓰는데 1년정도 주사를 맞아야 하고 효과도 60~70%대에 불과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먹는 인터페론의 미국 임상2a상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다 마지막 단계에서 포기했다. 이미 길리어드라는 회사가 12~24주만 먹으면 C형간염을 완치하는 약의 개발을 거의 끝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며 “하지만 당시의 실패 경험이 HL161 개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5년 대웅제약이 1046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30%를 인수하면서 대웅제약 계열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결합이라는 평가다. 대웅제약(069620)은 상대적으로 화학합성의약품에 강점이 있는 반면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그는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과 영업에서도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중복되는 것을 정리하고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인수 후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의 주사제와 수액, 연고제를 생산한다. 종합병원에 강한 대웅제약의 영업조직과 의원급에 강한 한올바이오파마의 영업력이 합쳐지면서 상대방 제품을 공동판매하는 등 성과가 나고 있다.

개발 중인 바이오베터 ‘HL036’은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 약은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같은 글로벌 블록버스터인 TNF-α억제제를 류마티스관절염 대신 안구건조증에 쓰는 약이다. 기존 TNF-α억제제는 항체 크기가 커 눈질환에 쓰기 어렵다. 휴미라의 경우 자가면역질환인 포도막염 치료 용량이 류마티스관절염 용량보다 훨씬 많다. 박 대표는 “그러면 부작용의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HL036은 항체 크기는 그대로 두면서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 약을 주사제가 아닌 점안액으로 개발 중인데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2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올바이오파마는 아무리 어려워도 매출의 13% 정도를 꾸준하게 연구개발에 투자할 만큼 기술력을 최우선한다”며 “그간 많은 경험이 축적된 만큼 신약개발 연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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