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은 시간문제일 뿐”…중국인 입국금지도 못막는 코로나19

美CDC 관계자 "미국 내 지역사회 감염 확실시"
이탈이아·이란發 확진자 속출
中에서 돌아온 WHO "나라면 중국에서 치료받을 것"
  • 등록 2020-02-27 오전 3:00:00

    수정 2020-02-28 오전 10:23:36

△25일 코로나19로 카니발이 취소된 베니스를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뉴욕 =이준기 특파원]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 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지역사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에서 1만 1640km 떨어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미국 등 중국인 입국을 아예 차단한 국가나 이탈리아처럼 유입 경로조차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국경 봉쇄로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 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 지역사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發 코로나19 확산…“국경 닫지는 않을 것”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상황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8만 961명이다. 이중 중국이 7만 8064명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한다.

다만 신규 감염자 양상을 보면 상황은 다르다. 26일 확인된 신규 확진자는 868명으로 절반 이상이 중국 외 국가(462명)에서 발생했다. 중국은 확진자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는 반면, 그 외 나라에서는 확진자가 점점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결과다

이미 코로나19는 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유럽 대륙으로 넘어갔다. 전염병 전문가인 마크 립시치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시사주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억제책도 바이러스 확산은 피할 수 없다”며 1년 내 전 세계 인구의 4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경고를 내놓았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 집중됐던 코로나19 환자가 남부 시칠리아주, 중부 토스카나주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바짝 긴장 상태이다. 이날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93명 늘어 3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이탈리아를 방문한 이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됐다.

이탈리아와 국경을 접한 스위스 남부 티치노 칸톤주에서는 최근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에 속한 밀라노를 다녀온 70세 남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스위스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탈리아 접경지역인 오스트리아에서도 이탈리아인 2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들은 24세 동갑내기 남성과 여성으로,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1일 롬바르디아주에서 차를 몰고 오스트리아 티롤로 넘어왔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이들이 육로를 이용해 이동한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모두 퇴원했다고 밝혔던 프랑스에서도 중국인 1명과 프랑스인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추가로 받았다. 중국인은 지난 7일 중국에서 들어와 현재 파리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프랑스인은 최근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를 다녀왔다.

독일에서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각각 1명씩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중부 도시 괴핑겐에서 나온 확진자는 25세 남성으로 최근 밀라노를 여행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47세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는 카나리제도 테네리페 섬 4성급 호텔에 투숙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출신 의사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호텔 전체가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1명 나오며 스페인 본토에서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국경을 닫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탈리아 주변국인 오스트리아, 프랑스, 슬로베니아, 스위스, 독일, 크로아티아 6개국은 로마에서 보건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상황의 엄숙함을 인식하면서도 국경을 폐쇄하지 않고 대규모 문화·스포츠 행사를 전면 취소할 필요는 없고 사례별로 대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AP통신은 26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유벤투스(이탈리아 토리노)와의 경기가 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 3000명의 축구팬들이 모일 예정이다.

주세페 콩테 이탈리아 총리는 “다른 국가들이 이탈리아 여행을 제한한다면 이는 불공평한 일이다”라며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보건부 차관이 코로나19 걸린 이란…코로나 통제 불능 입증

△이라즈 하리르치 이란 보건부 차관이 25일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음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가장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란 역시 중동의 ‘우한’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란 보건부 차관이자 코로나19 대응 최고책임자인 이라즈 하리르치(Iraj Harirchi)은 이날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재 격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라지 차관은 이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땀을 흘리고 기침을 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송출되면서 감염설이 돌았다.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책임자가 코로나19에 걸린 이 모습은 안 그래도 커져 있는 이란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현재 이란에서는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가능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은 상태이다. 종교도시 곰에서만 코로나 19 사망자가 50명이나 나왔다는 국회의원의 폭로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했지만, 이를 앞서 반박한 차관 본인이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이같은 주장은 무색해졌다.

이란 정부가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증거가 속출하는 가운데 중동에서는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기준 중동 국가 확진자 수는 40명으로 집계됐다. 바레인 23명, 쿠웨이트, 8명, 이라크 4명, 오만 4명, 레바논 1명이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중동 지역 곳곳 시아파 무슬림들이 성지 순례와 신학공부를 하러 모여드는 곳이다.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바레인에서도 이란발 감염자 수가 많은 것을 그만큼 성지 순례를 목적으로 이란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란에서 감염이 속출하자 중동 주변 국가들은 이란과의 국경을 차단하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지만 너무 늦었다는 평도 나온다.

그동안 “판데믹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세계보건기구(WHO)도 입장을 슬그머니 바꾸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에서 돌아와 벨기에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연 브루스 웨일워드 박사는 “세계는 전혀 코로나19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중국의 방식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그는 환자들의 격리, 단 며칠 만에 전용병원을 세우는 빠른 의료 대응체제 확보 등 빠르고 어쩌면 지나칠 정도로 강압적인 조치들이 전염병을 빠르게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하며 “내가 코로나19 감염자라면 중국에서 치료받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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