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거절' 역대 최다 전망…곳곳 상장폐지 지뢰밭

'비적정' 감사의견 29곳…작년 37곳 넘을듯
회계 법인들 감사 더 깐깐해져
감사보고서 제출 미룬 기업도 '비적정' 가능성 커
  • 등록 2020-03-25 오전 2:40:00

    수정 2020-03-25 오전 2:40:0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의견 거절’ 등 감사보고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사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개정 외부감사법 여파 등으로 회계 감사의 강도가 높아진 탓이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비적정’ 감사의견 2018년 25개사→올해 ‘29+α’개사

(그래픽=문승용 기자)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들이 제출한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중 비적정 감사의견(한정·부정적·의견거절)을 받은 곳은 총 29개사다. 이중 코스피 상장사는 신한(005450)을 포함한 3곳, 코스닥 상장사는 샘코(263540)를 포함한 26곳이다. 코스닥 상장사 중 메디앙스(014100)코나아이(052400)가 감사범위 제한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상장사들은 모두 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모두 상장 폐지 대상으로 분류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의견 거절뿐 아니라 한정 의견 등을 받은 경우에도 즉시 상폐 대상이 된다. 코스피 상장사는 의견 거절에 한해서만 상폐 대상으로 분류, 한정 의견은 관리 종목 대상에 포함된다.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을 공시한 법인들을 포함하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역대 최다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비적정 감사 의견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는 총 37곳이었고 2018년도엔 25곳이었다.

지난해부터 비적정 감사 의견 상장사가 대폭 증가한 건 개정 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때문으로 보인다. 감사인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 개정 외부감사법으로 회계 감사가 더 깐깐해진 것이다. 분식회계 적발 시 감사인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가 5~7년 이하에서 10년 이하로 늘고 벌금도 5000만~7000만원에서 부당이득의 1~3배 이하로 증가하는 등 처벌 수위가 강화됐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도가 시행되는 등 회계 감사가 더 엄격해지는 만큼 비적정 의견 비중이 늘어나는 건 당연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시행될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도의 골자는 특정 회계법인을 6년간 선임한 기업이 이후 3년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다른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감사업무 수임을 위해 기업 눈치를 봤던 회계법인들이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지면서 감사에도 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란 전망이 높다.

◇2년 연속 ‘의견 거절’도 8개사

2년 연속 의견 거절을 받은 상장사도 총 8곳이다. 코스피 상장사 신한(005450)과 코스닥 기업 EMW(079190), 에스마크(030270), 에스에프씨(112240), 크로바하이텍(043590), 파인넥스(123260), 피앤텔(054340), 하이소닉(106080)이다. 이들은 재차 비적정 의견을 받아 정리매매 등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해당 기업들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다음달 9일 이후, 7일 이내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제출할 수 있다. 이후 거래소는 15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ㆍ의결한다.

이 기업들은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뒤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고 상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종목들의 주식 매매거래는 지난해부터 계속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 중 사업보고서 제출이 늦어질 것이라고 공시한 기업이 9곳에 달해 상폐 절차를 밟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제출 지연 공시 기업은 모두 코스닥 상장사로 코다코(046070), 포스링크(056730), 캔서롭(180400), KD(044180)건설, 에이씨티(138360), 지와이커머스(111820), 와이디온라인(052770), KJ프리텍(083470), 화진 등 9곳이다. 이 중 KJ프리텍과 화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업보고서 제출 지연에 대한 제재 면제를 신청했다.

상장사는 정기 주총 일주일 전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이 감사인에게 관련 재무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최종 감사의견을 두고 감사인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지연된다. 이를 감안하면 감사보고서를 늦게 제출한 기업이 비적정 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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