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잇따라 상장사 횡령 발생, 왜…"CEO 인식 개선 필수"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
신외감법 강화에 횡령사건 속속 드러나
"CEO가 앞장서 내부 통제 시스템 투자해야"
소규모 상장사 회계지원·인재 회계교육도 필요
  • 등록 2022-06-22 오전 6:20:00

    수정 2022-06-22 오전 6:20:00

김범준 가톨릭대 교수. (사진=가톨릭대)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2200억원 횡령 사건을 시작으로 상장사의 횡령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신(新) 외부감사법(외감법) 시행에도 여전히 횡령이 발생하면서 외감법 무용론마저 제기되기도 했다. 횡령·배임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개선과 더불어 내부 인력 교육과 감사위원회의 기능·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CEO 인식 개선 중요…“관심 기울이고 투자해야”

김범준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신외감법이 시행되고 내부회계관리제도가 검토에서 감사로 바뀌었다. 더 꼼꼼하게 감사를 하기 때문에 횡령 사건이 드러나게 된 것”이라며 “없던 횡령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이런 일들이 조금씩 있었지만 최근에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면서 이 같은 사건들이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횡령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사가 강화되며 사건이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를 시작으로 코스피 상장사 계양전기(012200), 우리은행(우리금융지주(31614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에서도 횡령이 발생했다. 상장사에서 벌어진 일탈행위로 인해 시장의 신뢰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교수는 횡령 사건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사 경영자는 기본적으로 수탁자라는 의식을 갖춰야 한다”며 “지분율만큼만 소유한다고 생각하고, 수탁자로서 책임을 크게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책임도 경영자에게 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신외감법에 따라 감사 시간은 약 30% 증가했다. 감사 시간 증가는 감사 비용 증가를 수반하는데, 경영자는 통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경영자 본인만 윤리적이라고 해서 내부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1명이 했던 일을 2명으로 쪼개는 등 업무 분장 및 조직체계 구조를 만들고, 재무 회계상 히스토리가 항상 기록되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유혹에 휩싸일 수 있어 시스템을 만들어놔야 한다. CEO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상장사 위해 정부 나서야…인프라 구축 지원 필요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 계획에서 소규모 상장사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감사 면제를 통해 기업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했다. 소규모 기업들이 감사 보수나 인력 문제 등을 언급하며 감사 부담을 호소해서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재무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가 갖추고 지켜야 할 내부통제 시스템이다. 2019년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에 우선 적용됐으며 내년에는 자산 1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적용을 확대할 예정인데, 금융위는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규모 상장사일수록 내부 통제가 취약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기준을 완화하거나 적용 시점을 유예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소규모 상장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소규모 기업에 회계·재무팀 인원이 3~4명인 곳에서 업무 분장을 하기도 힘들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소규모 기업일수록 내부 통제 시스템이 더욱 열악하다”고 짚었다.

이어 “소규모 상장사라고 소액주주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유예해주거나 제외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현실적으로는 이들 기업을 지원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나서서 소규모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위한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는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경영이 강조되는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 기업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정부가 소규모 상장사가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내부 통제 수준 등을 제시해야 한다. 이후에는 상장사가 꼭 갖춰야 하는 수준에서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전문가 단체도 중소기업에 대한 공익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기업에는 회계 전공자도 없고, 기본적인 재무제표를 만들어 내기를 어려워하는 곳도 있다”며 “회계사 수준까지 아니더라도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검토할 수 있는 내부 전문가를 키우는 인력 개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업 감사위원회의 독립적인 역할과 권한 강화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감사위원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춰 위상을 찾아 감사인을 독립적으로 선임하고 감사 내용을 보다 자세히 공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감사위원회가 견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지배구조가 정립돼야 회계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