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략)서서히 다가오는 변화에 올라타라

  • 등록 2007-01-17 오전 7:46:26

    수정 2007-01-17 오전 7:46:26

[이데일리 증권부] 연초 급락했던 주식시장을 통해 얻게 된 숙제는 우리시장과 해외 시장간의 차별화가 가능한가 여부이다. 왜냐하면 우리 시장은 지난해 횡보세를 유지한 상황이어서 그다지 급등 부담이 없는 편이지만 해외 이머징 주가는 지난해 급상승한 터라서 언제든지 지난해 5~6월과 같은 급락세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는 국내외 투자의 차별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해외 투자에 대해 비과세를 추진하기로 한 마당이라서 더욱 촉각이 곤두서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 환경으로 놓고 보면 올해 이머징 마켓은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상당히 크다. 미국의 소비 조정으로 인해서 경상적자가 축소되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완화되면 글로벌 유동성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이머징 마켓이 조정을 받게 된다면 우리 증시는 과연 안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증시는 이머징, 특히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Commodity-driven market)과의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동안 강세를 보였던 이머징 마켓은 세 종류이다. 인구 의존형 성장을 추구한 나라, 원자재 중심의 성장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나라, 계획 경제의 유산인 동원체제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체계적 자원활용이 가능했던 나라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인구 의존형 성장을 추구하는 나라는 인도, 중국 등이고 계획 경제의 유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베트남 등이다. 자원 의존형 성장국가는 일부 유럽 및 라틴아메리카 등이다.

그런데 필자의 판단으로는 자원 의존형 성장을 하는 나라는 올해 적지 않은 주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인구 의존형이나 계획 경제의 유산을 간직한 나라의 경우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동시 다발적으로 크게 조정을 받지 않는다면,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은 있을지언정 큰 폭의 강한 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원 의존형 국가의 성장 모멘텀이 약할 것으로 보는 것은 미국의 부동산 경기 조정과 중국의 투자 붐 완화 가능성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2003년 이후 전개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강세와도 연관성이 있다. 글로벌 부동산 가격의 강세로 인한 건축 활동의 활성화는 각종 원자재 수요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중국의 투자 활동이 한 단계 상승한 시점이 원자재 가격이 본격 상승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인 것도 결코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부동산 가격의 조정 압력이 커지는 시점과 원자재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이 거의 일치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미국 부동산 시장의 위축은 소비 조정을 통해 미국의 경상적자 축소로 연결되고 뒤이어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함께 이머징 마켓, 특히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의 약세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 증시가 올해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과 차별화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이슈가 중요해진다.

한국 증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과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우선 미국의 소비 조정 과정에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소비 조정이 진행되지만 주로 주택과 연관된 건자재 소비의 축소이다. 오히려 유가 하락으로 인해서 경상적자가 줄어들지만 재량적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자제품의 소비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12월 미국의 소매판매 동향이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미국의 부동산 경기 여파로 인한 건자재 소비 축소와 유가 하락이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재량적 소비 증대로 인해서 전자제품 소비가 늘어난다면 한국 기업에 나쁜 소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02년 이후 시작되어 2004~2006년 중에 원자재 가격이 줄기차게 강세를 보였고 관련 증시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IT와 같은 전통적인 경기민감형 섹터가 약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제 그 패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제는 원자재 의존형 국가가 아닌 IT와 같은 섹터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퍼포먼스가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달에 출시될 예정인 윈도우 비스타 역시 이러한 기류에 힘을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90년대 말에 미국은 민주당 집권 하에서 성장을 지속하였는데, 당시 가장 유행했던 얘기가 ‘신경제’였다. 신경제가 대호황을 이루고 난 이후 ‘구경제의 복수’가 시작되었고 지금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나고 있다. 10년 사이클이 있다면 그 주인공은 구경제의 복수 연장이 아닌 소프트 경제의 도래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과 차별화된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기대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미 한국 증시에서는 차익을 충분히 실현한 상태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호조세를 보이기 시작한 2004년도에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강하게 순매수를 했지만 2005~2006년에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이 오히려 순매도를 했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서 이탈해야 할 유인이 강하지 않은 셈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조정을 받더라도 한국 증시가 원자재 의존적인 시장과 동일하게 취급 받을 이유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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