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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일본과 한국 사이의 갈등이 있다”며 “사실은 한국 대통령이 내가 관여할 수 있을지 물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개입 요청을 해왔는지는 물론, 요청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문 대통령)는 여러 마찰이, 특히 무역과 관련해 진행 중이라고 했다”며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종합하면, 미국의 스탠스는 이번 사태는 한·일 양국이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한 듯하다. 두 동맹국 사이의 중재 자체가 매우 힘든 일인 데다, 아직 일본 측의 중재 요청도 없었다는 점에서다. 실제 미국 행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부터 한·일 갈등에 따른 한·미·일 3각 공조 약화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해왔을 뿐, 직접적인 개입 의지는 내비치지 않았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금은 미국이 한·일 관계에 개입할 때가 아니다“고 확고히 선을 그은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개입이 아닌, 트럼프 행정부나 백악관 차원에서 갈등에 관여할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많다. 내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한·일 연쇄 방문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