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공습에서 월마트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수천개 카메라와 센서로 구매패턴 파악해 맞춤형 광고
고객 소비 심리 파악해 신선식품 픽업 시스템 구축
월마트 최종 목표는 '슈퍼센터'.. 24시간 지역 사랑방
  • 등록 2020-02-20 오전 1:37:48

    수정 2020-02-20 오전 1:36:48

△월마트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소매점을 실험하기 위해 미국 뉴욕에 설치한 인텔리전트 리테일 랩. [출처=월마트]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뉴욕 맨하튼 교외 지역에 자리 잡은 한 월마트 매장의 천장에는 수천만 개의 카메라와 센서가 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고객의 동선과 매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어느 제품이 동나면 즉시 이를 채워넣거나 신선도가 떨어진 야채들을 파악·교체하는 식이다.

월마트의 마케팅 전략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의 동선과 구매 이력을 파악, 이를 정보로 축적해 고객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월마트에서 자전거를 산 고객은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하면 헬멧 광고를 보여줘 판촉행위를 하는 식이다. 월마트 측은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마트는 18일(현지시간) 2019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2019년 11월~2020년 1월)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성장해 1년 전(4.2% 증가)보다 둔화됐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부문이 35% 성장했지만, 이에 비례해 손실 역시 커졌다.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투자가 더 컸기 때문이다.

실제 월마트는 전자상거래 사업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핵심은 식료품뿐만 아니라 일반 상품에서도 아마존을 뛰어넘을, 혹은 비견될만한 경쟁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아마존이 2017년 미국 최대 유기농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를 인수, 오프라인 식료품 시장에 진출했을 때 모두들 월마트의 패배를 예상했다. 실제 125년 역사를 지닌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Sears) 등 수많은 전통 소매업체들이 아마존에 밀려 무너졌다.

그러나 월마트는 살아남았다. 사람들이 온라인 상거래를 선호하더라도 음식, 특히 야채, 고기, 생선과 같은 신선제품만은 자기가 직접 고르고 싶어한다는 심리를 꿰뚫은 탓이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월마트에 들려서 이를 픽업하는 클릭앤컬랙트(Click&Collect) 서비스는 아마존이 따라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었다. 월마트는 적어도 온라인 식품 분야에서만큼은 아마존을 뛰어넘는 입지를 구축했다.

“미국인구의 90%가 월마트에서 10마일(16km), 미국인구의 70%가 5마일, 미국인구의 절반이 월마트에서 불과 3마일 안에 살고 있다”는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의 말은 월마트가 아마존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 고민을 보여준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란 한계 탓에 아마존의 다양한 상품 구성력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는 전국 점포의 70%를 차지하는 대형 매장을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아칸소주 등에 위치한 일부 점포에서 이같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청소로봇을 도입하고 재고 상황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해 단순작업에 종사하는 직원 수를 줄이고 고객에게 차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인력을 채용하는 형식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슈퍼센터’다. 고객은 월마트에서 진료를 받거나 돈을 이체하거나 머리를 손질할 수도 있다. 24시간 열린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연령층이 커뮤니티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일어난 사람들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데이터로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게 월마트의 전략이다.

맥밀론 CEO는 “우리의 데이터는 아직 사용되지 않았고 큰 기회가 있다”며 “지난 4분기가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올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월마트의 주가는 1.48% 오른 119.63달러로 마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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