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문이 안 열려"…尹도 찾은 신림동 반지하

일가족 참변 당한 모친 "왜 우리 가족이 이런 일을"
백화점면세점서비스노조 "언제나 밝게 웃던 이" 애도
尹 "어떻게 대피가 안 됐나" 안타까움 표해
  • 등록 2022-08-10 오전 7:17:29

    수정 2022-08-10 오전 7:17:29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기록적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이 물에 잠겨 두 딸과 손녀를 모두 잃게 된 A씨가 10일 “둘째 딸이 내 병원 일정에 맞춰 하필 이날(8일) 휴가를 냈는데 내가 병원 입원만 하지 않았어도..”라며 자책했다.

신림동 반지하 모습 (사진=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A씨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입원만 안 했어도 얘는 (출근해) 살았을 텐데 난 엄마도 아니다”라며 “모든 게 거짓말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밤 A씨의 두 딸과 손녀(13)는 자택이 빗물에 잠겨 변을 당했다. 출동한 경찰이 배수작업을 벌인 뒤 이들을 발견했을 땐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특히 큰 딸 B씨는 발달장애가 있어 작은 딸 C씨가 살뜰히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사고 당일 밤 8시 37분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물살에 (열려있던) 현관문이 닫혀버렸는데 수압 때문에 안 열려”라며 울먹였다. 이후 8시43분과 8시53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119가 전화를 아예 안 받는다”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마지막 통화에서 연결이 끊겼다고 전해졌다.

A씨는 반지하 구조에서 자신의 가족이 참변을 당한 데 대해 “사용한 비닐봉지까지 씻어 다시 써가며 모은 돈으로 처음 장만한 집이었다. 이사를 올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 형편에 남한테 크게 베풀고 살진 못했어도 빚지거나 폐 끼치고 살진 않았다. 왜 우리 가족이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C씨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부루벨코리아지부 총무부장으로 알려졌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별도의 부고문을 통해 “언제나 밝게 웃던 이의 비보에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훌륭한 활동가이자 귀한 동지였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9일 신림동 반지하 주택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을 점검한 뒤 “여기 계신 분들은 어떻게 대피가 안 됐나”라며 “어제 밤부터 수위가 많이 올라왔구나”라며 안타까워 했다.

윤 대통령은 점검 후 행정안전부에 “지자체와 함께 노약자, 장애인 등의 지하주택을 바롯한 주거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충분히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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