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바닥난 코스닥, 유증 급증…유증 철회에 냉가슴도

올해 코스닥 유상증자 115건, 전년비 46% ↑
고금리·경기 둔화에 이자부담 낮은 유증 선택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유증 공시 후 주가 ↓
유증 철회 기업도 경영 불확실에 주가 '뚝'
"유증 목표, 성장성 따져서 증자 참여해야"
  • 등록 2024-05-17 오전 6:00:00

    수정 2024-05-21 오전 10:07:36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속 경기 둔화로 자금난에 허덕이자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융기관 대출이나 채권 발행보다 유상증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사들이 연이어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경영 악화의 책임을 주주들 떠넘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실패하는 기업 역시 경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아직 높은 금리…유증 택하는 코스닥 상장사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1월1일~5월16일)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 결정 공시(기재정정 제외)는 11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79건) 대비 45.6% 증가한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방법으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는 반면, 유상증자는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이자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택하며 비용 관리에 나섰지만 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감소하고, 이는 곧 주가가 하락으로 이어져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들은 이 같은 우려에 주가가 선제적으로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7일 59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퀄리타스반도체(432720)는 공시 다음 날 주가가 22.01%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258만8452주, 신주 예정발행가액은 2만3000원으로 회사 측은 운영 및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1조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에코앤드림(101360)도 주가가 두자릿수 떨어졌다. 에코애앤드림은 지난 2일 주가가 18.87% 내린 3만5900원을 기록했다. 에코앤드림은 유상증자 조달 목적으로 시설자금 및 채무상환자금 충당을 꺼냈다. 발행되는 신주는 340만4256주로, 신주 발행가는 3만5250원이다.

유상증자 철회해도 주가 ‘뚝’…이유는

유상증자가 철회되는 업체들 역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아 주식수가 늘어나지 않더라도, 자금 조달이 제때 실행되지 못해 경영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지난달 16일 1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 해성에어로보틱스(059270)는 공시 이후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해성에어로보틱스는 운영자금 및 타법인증권 취득 자금 조달하기 위해 주식회사 그린월드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로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실행 시 기업들의 자금 사용처와 성장성을 따져본 뒤 투자자들이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는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서 주당순이익(EPS)이 낮아지거나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진다”며 “새로운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시장에 명확한 목표와 성장성을 제시하면 주가 하락을 상쇄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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